부활의 김태원, 감동을 전하는 메신저로 거듭나다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11.10.02 11: 53

[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온갖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며 30년 가까이 한국의 대표 록 그룹 부활을 이끌고 있는 김태원. 이제 그는 더 이상 부활의 리더나 ‘대한민국의 3대 기타리스트’란 호칭으로만 불리지 않는다.
불혹의 나이에 뛰어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거침없는 입담과 엉뚱한 행동들은 결코 밉거나 비호함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카리스마 넘치는 음악인으로만 여겨왔던 대중들은 ‘국민할매’란 우스꽝스럽지만 친근한 호칭을 김태원에게 선사하였다.
작년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서 가장 위대한 멘토로서 자칫 다른 경쟁 프로그램의 아류 작으로 저평가될 수 있던 이 프로그램의 위상을 적정 수준으로 올려 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는 그가 출연해온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청춘 합창단”에서 지휘자를 맡아 김태원에게서만 표출되는 묘한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지난 주에는 음반 기획자로 변신 김태원 이름 석자를 내건 음반 한 장을 출시하며 또 다른 감동을 음악으로 전하려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너무도 나약한 외형적인 모습과 행동에 측은한 마음도 들게 하지만, 그가 만들어 내는 음악이 연주 노래되는 공연장과 TV 예능에서의 180도 달라진 활약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경이로운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고 있다.
 
- 김태원, 잊혀져 가던 한국 록 뮤지션들의 부활을 이끌다 -
“황금어장–무릎팍도사와 라디오스타”•”남자의 자격”를 비롯 김태원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은 팔색조와 같았다. 엉뚱한 4차원적인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촌철살인과 같은 멘트로 출연진과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고,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감동 어린 사연도 이어졌다.
뼈밖에 남지 않은 40대 국민약골의 이미지에 한국 록 음악계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로서의 모습은 항상 오버랩 되었다. 많은 록 음악 마니아들은 대한민국의 대표 록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의 변화에 많은 실망과 비난의 글들을 쏟아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변질되었다고 비난 받는 그의 행보를 그 자신이 후회할 여유조차 없었다.
사반세기가 넘게 부활이란 팀을 지속해 왔지만 한국 대중 음악 시장에서 록 음악은 댄스•R&B•발라드에 밀려 언더그라운드 장르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부활과 함께 했던 동료그룹과 뮤지션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취를 감추거나,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될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필자는 감히 김태원의 과감한 결단과 희생이 ‘잠자고 있던 한국 록 음악의 부활’에 상당한 일조를 했다고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예능에서 얻게 된 인기는 부활의 앨범과 콘서트에도 성공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백두산(유현상&김도균)•시나위(신대철)•임재범 등 오랫동안 잊혀졌던 대한민국 대표 록 뮤지션들이 다시 재조명을 받고 여러 TV 프로그램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임재범”•YB•자우림•김경호은 록 음악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를 드높였고, 실력있는 신인 록 밴드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 “탑 밴드”를 통해서는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단들-오랜 기간 활동해왔던 록음악인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김태원 그가 의도했던 안 했던 간에 전반적인 ‘한국 록 음악’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 멘토•마에스트로에서 앨범 기획자까지, 김태원의 무한 변신 -
예능인 김태원으로서의 매력은 여러 분야에서 발휘되었다. 예능과 음악이 교합한 프로그램에서 그의 매력은 마력으로 변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이 선발주자 “슈퍼스타K”와의 차별화를 위해 도입한 멘토 시스템에서 김태원의 활약은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났고, 급기야 오디션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멘토 들에 대한 그것으로 옮겨졌고 가장 영향력 있는 멘토였던 김태원의 절대적인 인기는 출연자의 당락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 버렸다. “위대한 탄생”이란 프로그램의 성공과 실패 양면 모두에 멘토 김태원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지난 여름 시즌 엄청난 화제를 불러 모았던 “남자의 자격 – 합창단편”은 “1박 2일”에 상응할 정도로 “남자의 자격”의 인지도를 급상승시킨 작품이었다. 박칼린 음악감독의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지휘자로서의 리더십과 역량은 사회적인 공감대와 커다란 이슈를 만들어 냈다. 1년이 지난 2011년 여름 박칼린의 지휘봉을 김태원이 이어 받아 50대 이상의 남녀 중년층으로 구성된 “청춘 합창단”을 이끌었고, 쉽지 않은 도전을 아름다운 무대 결과로 승화시키는 장면은 TV를 통해 맘껏 감상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마에스트로로 오랜 기간 활약했던 김태원을 ‘음반기획자 김태원’으로 만나게 되었다. “김태원 셀렉츠”란 팝 음악 모음집이 최근 발매되었는데, 이 작품은 지난 1월 출시되어 현재까지 6만장 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칼린 셀렉츠”의 후속 작품에 해당된다고 한다. “칼린 셀렉츠”에는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는 클래식 소품•크로스오버•뮤지컬 주제가 등이 담겨 있는 반면, “김태원 셀렉츠”에서는 대중 음악 아티스트인 김태원이 직접 선곡과 기획을 담당한 팝 음악 36곡을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시대를 뛰어 넘어 음악이 주는 감동’을 공유하고 싶어 이 앨범 기획과 선곡에 직접 참여했다는 김태원의 변처럼 딥퍼플(Deep Purple)•개리 무어(Gary Moore)부터 조시 그로반(Josh Groban)•제이슨 므라즈(Jason Mraz)•콜드플레이(Coldplay)까지 시대를 초월한 다양한 팝 아티스트의 노래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이 음반의 가장 큰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김태원이 직접 써왔던 다수의 자작시와 악보(‘사랑할수록’)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상업적인 목적 이외에 이 앨범을 접하게 될 팬들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성을 전하고자 한 김태원의 기획의도를 짐작하게 된다.
- 아름다운 감동을 전하는 메신저 김태원 -
김태원은 한 가족의 가장이자, 그룹의 리더이고 싱어송라이터로 활약 중이다. 또한 예능인•멘토•마에스트로•음반기획자로서도 그를 만났고 만나고 있다. 다방면에 걸쳐 너무 빼어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김태원에게 같은 남자로서 질투심마저 느끼게 된다. 그러나, 아름다운 감동을 전하는 메신저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그이기에 미래에 그려 질 그의 또 다른 변신이 내심 기대되기도 한다.
대중음악평론가 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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