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손아섭의 넘치는 야구 욕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0.04 11: 20

"부상이 아직도 아쉬워요. 타율이 떨어지더라도 건강한 몸으로 더 많이 나섰다면 타점을 더 많이 올렸을 텐데".
시즌 타율 3할2푼6리(5위, 3일 현재). 누가 봐도 잘 치는 타자다. 그런데 이 젊은 타자는 타율이 떨어지더라도 승리와 직결되는 타점과 홈런을 더 많이 때려내고 싶었단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향해 달리는 손아섭(23. 롯데 자이언츠)은 바람직한 야구 욕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부산고 1학년 시절 천재타자로 각광받았으나 3학년 시절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2007년 2차 4순위로 연고팀 롯데에 입단한 손아섭. 그는 올 시즌 116경기 3할2푼6리 15홈런 83타점 13도루를 올리며 어느새 팀의 3번 타자로 자리를 꿰찼다. 시즌 초중반 팀 순위 하락으로 고역을 치렀던 양승호 감독 또한 손아섭을 보면 "우리 아섭이 뭘 사줄까"라며 애정을 표출하기도.

그러나 손아섭에게 올 시즌은 100%의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공백을 낳았던 손아섭은 최근 들어 다시 오른 발목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현재 호전 중이지만 그로 인해 결장한 경기가 더욱 아쉬웠던 모양이다.
"부상으로 빠진 게 아쉬웠어요. 타율이 좀 떨어지더라도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쓸어담았더라면. 그것도 제가 부진해서 날려버린 기회가 아니라 부상이라 더욱 안타깝지요. 아파서 못 뛰면 정말 답답하니까요".
지난해까지 3년 간 롯데 우익수 자리는 카림 가르시아(한화)로 대표되었다. 호쾌한 장타력과 강견. 여기에 화끈한 쇼맨십까지 보여줬던 외국인 선수가 바로 가르시아였다. 가르시아가 '주니어'라고 부르며 아꼈던 손아섭은 지금 가르시아의 이미지를 지우고 프랜차이즈 우익수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래도 우익수 자리에서는 좌익수 때보다 큰 실수를 한 기억이 많지 않아서 편합니다. 지난해까지 가르시아가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팬들의 사랑을 많은 사랑을 받았잖아요. 이제는 제가 '롯데 우익수'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고 싶습니다".
단순히 주전 우익수로 자리잡겠다는 것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올 시즌 타점 수를 떠올려보며(83타점, 5위) 남은 세 경기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2008시즌 조성환 선배가 3번 타순에서 맹활약(3할2푼7리 10홈런 81타점)을 펼치셨을 때 기억이 남아요. 특히 한 시즌 80타점 이상을 올리시는 모습에 '정말 대단하시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지금 3번 타자로 나서다보니 '난 조금 더 많은 타점을 올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원하던 자리에 서면 더 잘하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이잖아요".(웃음)
창단 후 첫 페넌트레이스 2위와 플레이오프 직행을 눈앞에 둔 롯데. 그리고 그 중심타선에는 앞으로도 더 성장할 타자 손아섭이 있다. 안주할 줄 모르는 손아섭의 야구 욕심이 더욱 인상깊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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