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경쟁 4파전' 누가 왜 유리한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03 10: 43

4파전 양상. 과연 누가 MVP가 될까.
2011년 프로야구가 전체일정 97.6%를 소화했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팀 순위 경쟁의 윤곽이 가려진 가운데 선수들의 개인 경쟁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시즌 MVP를 놓고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삼성에서 오승환과 최형우가 입후보했고, 투타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이대호(롯데)와 윤석민(KIA)도 당당히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과연 누가 MVP 경쟁에서 유리할까.
▲ 오승환, 최초의 전문 마무리 MVP 도전

가장 최근 마무리투수가 MVP를 차지한 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1996년 한화 구대성이다. 그러나 139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구대성은 순수 마무리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오승환은 최초의 전문 마무리 자격으로 MVP에 첫 도전한다. 성적만 놓고 보면 역사적이다. 54경기 1승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 블론세이브는 단 하나로 세이브 성공률이 97.9%에 달한다. 1점차 상황에서 올라와 따낸 세이브만 무려 19개. 지난 2006년 본인이 기록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47세이브 기록과 타이를 이뤘으며 최근 25경기 연속 세이브 성공으로 이 부문에서도 아시아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오승환이 나온 54경기(52승2무)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남은 4경기에서 세이브를 추가해 기록을 갈아치우면 리그 전체로도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47세이브로 신기록은 세운 2006년에도 오승환은 MVP 투표에서 3위로 밀렸다. 당시 투타 3관왕을 차지한 류현진과 이대호 때문이었다. 2006년과 올해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고 바로 그 중심에 지키는 야구의 절대 중심 오승환이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러나 2006년 79⅓이닝을 던진 것에 비해 올해는 57이닝으로 투구이닝이 오히려 적다. 전문 마무리로서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는 한계. 하지만 기록적인 가치에서는 뒤질게 없다.
▲ 최형우, 홈런왕·타점왕 MVP 타이틀 도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삼성의 4번타자는 최형우다. 올해 129경기 전경기 출장하고 있는 최형우는 465타수 156안타 타율 3할3푼5리 29홈런 112타점 78득점 출루율 4할2푼6리 장타율 0.611을 기록 중이다. 타격 2위, 안타 공동 2위, 홈런 1위, 타점 공동 1위, 득점 5위, 장타율 1위, 출루율 2위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부문에서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결승타(17개)와 결승홈런(6개)을 터뜨릴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최형우에게는 관건은 타점이다. 홈런·타점 부문 동시석권은 곧 MVP 후보였다. 지난 29년간 모두 14차례 MVP가 바로 홈런과 타점 동시석권자였다. 홈런 1위를 굳힌 최형우가 타점왕까지 거머쥔다면 당당히 MVP 후보로 명함을 내밀 수 있다. 그러나 홈런·타점 1위에도 불구하고, MVP를 차지하지 못한 경우가 9차례나 되며 그 중에는 우승팀 선수도 3명 있었다. 그해 독보적인 성적을 냈던 투수들에게 밀린 결과였는데 남은 기간 얼마나 기록을 추가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이대호, 타격왕 2연패 MVP도 2연패 도전
지난해 유일무이한 역대 최초의 타격 7관왕으로 MVP를 차지한 이대호는 올해도 변함없는 위력을 떨치고 있다. 올해 130경기 전경기 출장한 이대호는 483타수 174안타 타율 3할6푼 27홈런 112타점 74득점 출루율 4할3푼5리 장타율 0.586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다. 타격·안타·타점·출루율 1위, 득점 7위, 홈런·장타율 2위에 랭크돼 있다. 타격·안타·출루율 3개 부문은 사실상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특히 사상 3번째 타격왕 2연패와 3회째 수위타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너무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는 게 올해의 이대호에게는 걸림돌이라면 걸림돌이다. 남은 경기에서 타점 부문 1위를 수성해 4개 타이틀을 확보하더라도 7관왕을 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떨어진다. 하지만 롯데가 단일리그 체제에서 구단 사상 첫 2위를 굳힌 가운데 향후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다면 MVP 2연패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 윤석민, 투수 4관왕 MVP 보증수표
2011년 최고 투수는 의심의 여지없이 KIA 윤석민이다. 윤석민은 올해 27경기에서 17승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 탈삼진 178개 승률 7할7푼3리를 기록 중이다. 4개 부문에서 타이틀 1위를 굳혔다. 1986년 1989~1991년 해태 선동렬과 2006년 한화 류현진에 이어 역대 5번째 투수 트리플 크라운이 유력해졌고, 트리플 크라운을 포함한 투수 4관왕은 1989~1991년 선동렬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1996년 한화 구대성은 다승·구원·평균자책점·승률 부문에서 투수 4관왕을 차지했다.
기록적인 가치만 놓고 보면 윤석민이 가장 앞선다. 투수 4관왕은 MVP 보증수표와 다름없다. 1989~1990년 선동렬과 1996년 구대성은 모두 MVP를 차지했다. 1991년 선동렬은 당시 역대 최다 35홈런을 터뜨리며 최초의 타격 5관왕을 차지한 빙그레 장종훈에게 막혔다. 1991년 장종훈처럼 독보적인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 윤석민에게는 호재. 20승씩 거둔 선동렬과 선발·구원 넘나든 구대성에 비해 승수가 조금 모자란 게 아쉽지만 그때는 지금 같은 투수 운용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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