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사나이' 페티트, 양키스 마운드에 다시 서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03 09: 14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미국프로야구(MLB) 전 뉴욕 양키스 좌완투수 앤디 페티트(39)가 양키스 마운드에 복귀했다. 선수로서가 아닌 시구자로 나섰다.
페티트는 3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뉴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뉴욕 양키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 앞서 시구를 했다. 페티트는 불과 1년 전 이맘때 양키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선발투수로 등판지만 오늘은 자신과 오랫동안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호르헤 포사다(40)에게 시구로 함께했다.
5만명이 넘는 양키스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고 마운드에 선 페티트는 오른쪽 어깨가 높게 들리는 특유의 폼 대신 가볍게 공을 뿌렸다. 청바지에 양킷 후드티를 입은 페티트였지만 팬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그를 환영했다.

몸쪽에 꽉 찬 스트라이크를 던진 페티트는 마운드 위로 뛰어올라오는 포사다를 끌어 안았다. 페티트는 또 지난 1995년부터 함께했던 양키스 핵심 4인방인 데릭 지터(37), 마리아노 리베라(42) 등과도 함께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페티트는 지난 1995년 양키스에서 데뷔 2003년까지 에이스로 활약하며 149승을 거뒀다. 1996년과 2003년에는 캐리어 하이인 21승을 기록했다. 2004년부터 3년동안 자신의 고향인 휴스턴에서 '절친' 로저 클레멘스와 잠시 외도를 했지만 2007년 다시 양키스로 복귀해 4년 동안 54승을 추가해 통산 240승 가운데 양키스 유니폼만 입고서 203승을 올렸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된 화이티 포드(통산 236승), 그리고 레드 러핑(통산 231승)에 이어 양키스 투수 역대 3위 기록이다.
무엇보다 패티트는 군더더기를 찾아볼 수 없는 간결한 투구폼 만큼이나 깔끔한 이미지와 따뜻한 인간성 때문에 오랫동안 양키스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페티트는 지난해에도 양키스의 2선발로 21경기에 등판 11승3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시즌 중반 부상을 당하며 선수 생활 연장과 은퇴 사이에서 고민했다. 장고 끝에 그는 지난 2월 "체력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여전히 공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더 이상 내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페티트는 포스트시즌 사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지난 1996년, 1998∼2000년, 그리고 2009년 양키스를 5차례나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끌며 통산 19승(10패)을 올려 역대 양키스 투수 포스트시즌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3.83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신인급이던 199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8⅓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리즈 전적을 3승2패로 이끌며 양키스가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양키스 사령탑을 맡았던 조 토레 감독으로부터 '빅 게임 피처'라는 말을 듣곤 했다.
이날 경기에서 양키스는 디트로이트에 3-5로 완패하며 디비전시리즈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비록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페티트의 투구에 양키스 팬들은 행복해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페티트가 은퇴를 하지 않고 오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가져다 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느껴졌다.
agassi@osen.co.kr
4인방 사진 양키스 홍보팀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