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 성폭력 범죄 처벌 수위 높이나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10.03 10: 29

충격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도가니’가 예상 밖의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전국을 ‘도가니 신드롬’으로 들끓게 하고 있다.
‘도가니’는 출간 전부터 온라인상에 연재되며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공지영 작가의 동명의 소설(2009년)을 영화화 한 작품. 무진의 한 청각장애학교에 새로 부임한 미술교사가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대당하던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영화 ‘도가니’ 개봉 후 온라인상에서는 지난 2005년 실제 벌어졌던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재조사 요구 여론이 뜨겁게 들끓고 있고,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한 서명 운동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전국에 ‘도가니’ 광풍이 일자 지상파 뉴스에서까지 ‘도가니 신드롬’을 보도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다.

‘도가니’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와 불러일으킨 파장은 그간 개봉하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실화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510만 명을 동원한 ‘살인의 추억’(2003년), 300만 이상을 불러 모은 ‘그놈 목소리(2007년)’, 187만 관객의 공분을 산 ‘아이들...’(2011년) 등 살인, 유괴 등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한 것은 물론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긴 했지만 '도가니'처럼 대중의 적극적인 행동을 유발하는데 까지는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도가니’의 영향력이 이처럼 크게 작용할 수 있었던 건 살인, 유괴 등에 비해 대중의 참여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비교적 크기 때문이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의 가해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데서 그쳤다는 점, 사건의 진원지인 인화학교가 계속해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은 적극적인 사회적 움직임을 통해 현실을 바꾸고자 하고 있는 것.
최근 고려대 성추문 사건으로 출교 처분된 학생들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이례적으로 검사의 구형보다 더 무거운 형량의 실형을 처벌받기도 했다. 또 올 초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잇따라 발생, 사회적으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안전의식이 고취된 상태에서 ‘도가니’ 개봉이 대중들의 참여의지에 뇌관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22일 개봉해 3일 현재까지 전국 2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도가니’가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적 환기에서 나아가 어떤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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