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육체를 지배한다.
윤성효 수원 감독이 3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7라운드 FC 서울과 홈경기를 앞두고 주문처럼 되뇌인 얘기다.
윤 감독이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까닭은 그만큼 수원의 사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원은 지난달 28일 이란 원정을 치르고 복귀한지 이틀이 지났다.

이란과 한국의 시차는 5시간 반. 보통 1시간의 시차를 극복하는 데 1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무리한 조건이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수원의 최고 라이벌 서울이었다.
윤 감독이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만났으면..."이라고 말을 줄인 이유이기도 했다. 윤 감독은 "우리는 두 가지 악재를 안고 경기를 치르는 상황이다. 시차와 체력"이라며 "아마 우리 선수들은 경기장에 들어서면 붕~뜨는 느낌일 것이다"고 덧붙일 정도였다.
윤 감독의 걱정은 이날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전반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수원이 후반 초반에는 박종진과 양상민 등 일부 선수들이 다리를 부여잡고 쓰러진 것. 덕분에 수원은 경기 내내 서울에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원은 이런 상황에서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후반 33분 스테보가 뽑아낸 선제 결승골을 마지막까지 잘 지켜냈다. 윤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승리했다. 90분 내내 잘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팬들의 응원은 지친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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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