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전환 첫 시즌, 김승회(30,두산 베어스)가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며 절반의 성과를 보였다.
김승회는 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 5이닝동안 피안타 3개(1피홈런)와 볼넷 4개를 허용했지만 2실점으로 막고 시즌 3승(3패)째를 따내며 평균자책점을 4.68로 약간 낮췄다. 김승회의 호투와 김재호의 2타점 쐐기타에 힘입은 두산은 LG를 7-4 로 꺾고 홈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김승회의 이날 투구수는 89개(스트라이크 53개+볼 36개)였으며 최고 구속 143km 직구(48개), 커브(21개), 포크볼(13개), 체인지업(6개), 싱킹 패스트볼(1개)등을 구사했다. 직구 구위는 뛰어났으나 제구가 흔들린 것이 아쉬웠다.

▲ 위력적인 직구, 흔들린 변화구
김승회는 1회와 2회 아웃카운트 6개 가운데 4개를 삼진으로 잡을 정도로 뛰어난 구위를 뽐냈다. 1회 1사 후 양영동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완벽한 피칭이었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은 뒤 포크볼로 삼진을 유도했다. 두산 유필선 전력분석원은 "김승회가 오늘 포크볼이 좋아 결정구로 많이 썼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3회 김승회는 제구에 애를 먹으며 대량실점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김태군과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변화구 3개가 볼로 들어온 것이 컸다. 이후 이대형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이택근에 또 다시 볼넷을 내줬다.
김승회는 양영동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한 숨 돌렸으나 2사 1,2루에서 결국 큰 이병규에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흔들린 김승회는 곧이어 작은 이병규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만들어줬다. 다행히 정성훈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자칫 경기 흐름을 내 줄뻔한 장면이었다.
이후 김승회는 4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지만 5회 선두타자 이대형에게 118km짜리 커브를 던지다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이번에도 변화구인 커브가 높은 곳으로 몰려 이대형에게 시즌 1호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이택근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양영동을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스타트를 끊은 이택근까지 잡아냈다. 그리고 큰 이병규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6-2로 앞선 6회초 마운드를 이현승에게 넘겼다.
이에 유 전력분석원은 "직구 제구는 괜찮았는데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는 게 보였다"면서 "그래도 예전보다는 볼로 들어가는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존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좋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시즌 도중 선발 전환, 절반의 성공
김승회는 중간 계투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8월 5선발로 합류해 로테이션을 지켰다. 그 도중에 8월 11일 잠실 SK전에서 1538일 만의 선발승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기복있는 투구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좋을 때는 승리투수가 되기에 충분한 활약을 보였지만 컨디션이 나쁠 땐 경기 초반 무너지기 일쑤였다. 결국 11번 선발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5.18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가운데 퀄리티스타트는 3차례였다.
유 스카우트는 김승회의 올 시즌 투구에 대해 "확실히 직구 제구가 많이 좋아졌다. 덕분에 선발진에 합류해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보완점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다. 그는 "변화구가 약하다. 꺾이는 각, 구속, 제구 등 보완할 점이 많다. 시즌이 끝난 뒤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연마한다면 내년 시즌 선발진에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승회는 시즌 중반 선발로 보직을 변경해 힘든 와중에서도 내년 시즌 선발진에 합류할 한 줄기 기대를 밝혔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선발승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둔 김승회의 진정한 시즌은 구슬땀을 흘려 약점을 보완할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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