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타수 5안타'박병호 되살린 스윙 변화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0.04 08: 54

올 시즌은 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25)에게 잊을 수 없는 해일 듯 하다.
지난 2005년 LG에 입단한 박병호는 올해 7월까지 LG에서 통산 타율 1할9푼을 기록하며 1군과 2군을 오가는 평범한 선수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지난 7월 31일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지난 2일까지 185타수 49안타 12홈런 26타점 타율 2할5푼4리로 맹활약하며 팀의 4번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박병호는 특히 8월 첫달에만 88타수 27안타 6홈런 타율 3할7리를 기록했다. 넥센에는 굴러들어온 복덩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9월 들어 89타수 17안타 5홈런 1할9푼1리로 8월에 비해 부진했다. 박병호에 대한 기대가 커져버린 팬들에게 아쉬운 성적이었다.
박병호에게도 주춤한 방망이가 스트레스인 듯 했다. 박병호는 1일 목동 한화전을 앞두고 이효봉 해설위원에게 "잘 좀 치라"는 응원을 듣더니 "안그래도 스윙 폼을 바꾸려고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박병호는 "내 스윙 모습이 찍힌 사진을 들고 있는 사진들을 봤더니 타격 전 방망이를 들고 있는 손이 너무 들려 있더라"면서 직접 예전 폼을 선보였다. 손목이 머리 위까지 올라가 있었고 방망이가 거의 땅과 수평을 이룰 만큼 꺾여 있었다.
이어 박병호는 "그래서 타격 폼을 좀 (손목을 어깨 높이로) 자연스럽게 바꿨는데 오늘(1일) 연습해보니 괜찮은 것 같다"며 "오늘 한 번 멀리 쳐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박병호는 한화를 상대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지난달 22일 잠실 LG전 이후 열흘 만의 멀티 히트였다. 모두 높이 뜨는 큼지막한 안타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 했다.
그리고 박병호는 다음날인 2일 목동 한화전에서 2회말 김혁민의 5구째 146km 직구를 밀어쳐 우월 솔로포(비거리 120m)를 터뜨렸다. 개인 시즌 13호째 홈런이자 넥센 트레이드 뒤 12호째 홈런. 7일 왼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이날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접는 박병호에게 잊지 못할 마무리 홈런이었다. 이날 박병호는 1홈런 포함 4타수 3안타로 돌아온 타격감을 과시했다.
사실 넥센 트레이드 후 갑작스럽게 거포로 주목받게 돼 자만에 빠지기 쉬운 시기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부진의 이유를 찾아 폼을 바꿔가며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비록 수술을 받기 위해 시즌을 2경기 일찍 마감한 그이지만 내년에 보여줄 성장이 더 기대되는 박병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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