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야구 야무지게 잘하게 생겼는데 말야".
한화 한대화 감독은 올 시즌 앞두고 7년차 외야수 오재필(29)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올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오재필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충실하게 훈련을 소화하며 한 감독의 기대를 증폭시켰다. 그러나 한 감독은 "2년간 공백기가 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말대로 오재필은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9월 확대 엔트리와 함께 1군 복귀한 후 맹활약하고 있다. 9월이후 20경기에서 40타수 12안타 타율 3할 1홈런 11타점 9득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조금씩 출장 기회가 늘어나며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데뷔 첫 만루홈런을 쏘아올렸고 이튿날에는 멀티히트를 날렸다. 시즌 전 한 감독이 기대했던 그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 감독은 "2군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고 한다. 시즌 초반 1군에 있다 2군으로 내려간 뒤 본인도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를 많이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이 말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바로 파워였다. 한 감독은 "시즌 전 기대를 했는데 아무래도 1군 경험이 많지 않고, 공백기가 있어서 그런지 파워가 많이 모자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타구에 힘이 많이 붙었다. 타구의 질이 확 달라졌다. 만루홈런을 친 넥센전에서도 중앙 담장을 넘어간 비거리 125m 대형 홈런이었다. 한 감독은 "배트스피드나 힘이 많이 붙었다. 1군과 2군이 다르니까 스스로 힘을 키우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많이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고교 시절 김태균과 충청 지역을 대표하는 타자 유망주로 주목받은 오재필은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잦은 부상과 수술로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보다 재활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았다. 공익근무로 군복무할 때에는 집에서 근무지까지 왕복으로 약 15km 거리를 매일 같이 뛰고 걷고 또 뛰는 노력파였다.
한 감독은 오재필을 볼 때마다 "야구를 참 야무지게 잘하게 생겼다"고 말한다. 183cm 84kg이라는 탄탄한 체격조건에 빠른 발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넥센전에서 3개의 도루를 성공시킬 정도로 주루 센스가 좋다. 한화에 보기 드문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오른손 외야수로 가치가 있다.
오재필은 "팀에 입단한 후 매번 수술하고 재활하느라 별로 도움이 된 적이 없었다. 잘려도 몇 번이나 잘렸을 텐데"라며 "믿음을 갖고 기회를 주신 구단과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다. 열심히 준비했고 자신도 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갈 길이 멀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재필이 한 감독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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