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의 일침, "연맹, 원칙을 지켜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0.04 07: 35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에 일침을 가했다.
전북 현대는 정규리그 27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18승 6무 3패로 승점 60점을 따내며 리그 선두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리그 1위를 확정지은 것은 아니다. 2위 포항 스틸러스가 승점 55점으로 바짝 추격을 하고 있는 만큼 남은 3경기서 1승 2무는 거둬야 자력 1위다. 물론 골득실차와 다득점서 포항에 10점 앞서 있어 1승 1무만 추가해도 사실상 우승이 가능하다.
그만큼 전북에 남은 경기는 모두 중요하다. 리그 막판으로 갈수록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북은 빠른 시일 내에 리그 1위를 확정짓고 싶어하고 있다. 오는 15일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 원정이 있어 직후 경기의 결과가 불안하기 때문. 전북은 알 이티하드 원정에서 귀국하고 24시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전과 29라운드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이라는 골칫거리를 갖고 있는 전북에 최근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바로 수원과 경기 일정. 시즌 초 리그 경기 일정이 정해졌을 때 연맹은 전북의 수원 원정을 오는 16일로 예정했다. 다만 15일에 FA컵 결승전이 열리는 관계로 두 팀 중 한 팀이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면 예비일인 12일로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 FA컵 결승전에 수원이 진출하면서 경기는 당연히 12일 열리는 듯했다.
그렇지만 연맹이 정한 규칙은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수원이 8일로 경기일을 바꿔 달라고 연맹에 요청하자 전북도 무심코 이를 수락한 것. 그러나 문제는 직후에 발생했다. 수원의 경기 일정 변경 요청을 전북이 수락한 직후 대한축구협회에서 전북의 핵심 스트라이커 이동국을 7일 폴란드와 친선경기,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월드컵 예선에 대비해 추가 소집, 이동국이 4일부터 11일까지 전북을 떠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북은 일정 변경 수락을 철회하고자 했다. 공격의 마침표를 찍어주는 이동국을 8일 경기에 투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2일이라면 투입이 가능했다. 전북은 이동국이 없는 것은 너무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당초 요청 수락은 이동국의 차출이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요청 수락을 철회하고자 했다.
그러나 연맹에서는 전북의 철회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사회로 넘겼다. 전북 입장에서는 연맹의 태도에 아쉬워했다. 최강희 감독은 "8일은 원래 경기 자체가 안 되는 날이다. 그런데 우리가 처음 요청을 수락하기 전에는 연맹에서 수원의 요청에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다"며 "예비일까지 정해놓고 그런 태도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세워 놓은 원칙을 지키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최 감독은 "우리는 2006년 이후 경기 일정을 당기거나 미뤄본 적이 없다. 올해 제주 원정을 갈 때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직후라 제주 구단에 타진은 해봤지만 안 되서 결국 주축 8명을 빼고 경기를 치렀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유럽의 주요 리그를 보면 천재지변이 아니면 리그 일정은 변경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자주 바뀐다. 국가대표팀 일정도 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방한할 때도 경기 일정을 바꿨다"며 연맹이 확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한편 연맹은 오는 5일 이사회를 열어 전북-수원의 수원 경기 일정을 놓고 조율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사회에 오근영 수원 단장과 전 수원 단장인 안기헌 현 연맹 사무총장이 있는 반면 전북은 그 누구도 포함되어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조율이 되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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