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홈런 토종 좌타자6호' 최형우 기록의 의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04 15: 49

30홈런. 거포를 상징하는 숫자다.
삼성 4번타자 최형우(28)가 데뷔 이후 첫 30홈런 고지를 점했다. 최형우는 지난 3일 대구 SK전에서 6회 브라이언 고든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시즌 30호 홈런. 지난 2002년 삼성 입단 후 방출과 군입대 그리고 재입단 과정을 거쳐 밟은 의미있는 30홈런 고지였다. 프로야구 역대 61번째 30홈런.
프로야구 최초 30홈런은 1988년 해태 김성한이 밟았다. 프로야구 출범 7년만의 30홈런이었다. 이어 1991년 빙그레 장종훈이 35홈런을 터뜨렸고 1992년에는 빙그레 장종훈이 41개로 40홈런을 처음 돌파했다. 같은 해 쌍방울 김기태는 31개를 터뜨리며 좌타자로는 처음 30홈런을 넘겼다. 이어 1996년 현대 박재홍이 신인 최초이자 유일한 30홈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97년 삼성 이승엽이 첫 홈런왕에 오른 데 이어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으로 프로야구는 일대 변화를 맞이한다. 이승엽의 대활약과 타고투저 시대 도래로 홈런 인플레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승엽이 첫 홈런왕에 오른 1997년부터 2005년까지 9년간 23명의 타자들이 48차례 30홈런을 터뜨렸다. 그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바로 외국인 타자였다.
하지만 2005년부터 본격 시작된 투고타저 흐름으로 2006년에는 11년 만에 30홈런 타자가 나오지 않았고, 2007년에도 삼성 심정수가 31개로 유일하게 30홈런을 넘겼다. 2008년 한화 김태균(31개) 롯데 카림 가르시아(30개)가 나란히 30홈런을 넘기고, 2009년 KIA 김상현(36개) 최희섭(33개), 2010년 롯데 이대호(44개) 한화 최진행(32개)이 차례로 30홈런을 돌파했으나 토종 좌타자는 없었다.
올해 최형우는 130경기 만에 30홈런을 쏘아올리며 역대 프로야구 61번째 30홈런을 기록했다. 30홈런을 때린 33번째 선수인데 토종 선수로 한정하면 21번째. 특히 토종 좌타자로는 김기태 이승엽 양준혁 이병규 최희섭 이후 6번째다. 우타 거포 품귀 시대라지만 여전히 홈런 10걸 중 토종 좌타자는 최형우 단 하나뿐이다.
이제 남은 건 꾸준함이다. 역대를 통틀어 30홈런 시즌을 2회 이상 보낸 타자는 모두 15명. 그 중 토종 타자는 11명이다. 2년 연속 30홈런 타자도 7년 연속 30홈런을 친 이승엽을 비롯해 8명밖에 없다. 좌타자로는 이승엽이 유일하다. 데뷔 첫 30홈런으로 명실상부한 거포 반열에 오른 최형우. 과연 그가 앞으로 또 어떤 홈런 역사를 써내려갈지 앞으로가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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