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보다 뜨거운 전선이 형성됐다.영호남의 맞수 삼성과 KIA가 오랜만에 흥미로운 전쟁을 치른다.
한국시리즈 격돌이 아니다. 정규리그 막판부터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MVP와 골든글러브, 그리고 신인왕 싸움이다. 예전에도 비슷한 싸움을 벌인 맞수의 재격돌이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리플크라운(다승, 방어율, 탈삼진)을 포함한 4관왕을 차지한 KIA 윤석민은 여유가 있었다. 지난 1991년 선동렬 이후 20년만에 쾌거를 이루었다. 선발투수로는 20년 만의 투수 4관왕을 달성했다. MVP는 떼 논 당상으로 여길 수 있는 성적표였다.

그러나 삼성의 간판 소방수 오승환과 4번타자 최형우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승환은 자신이 2006년 세운 최다세이브(47개) 타이기록을 세웠고 기록경신을 눈 앞에 두었다. 5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대접받고 있다. 타격이 만개한 최형우는 타율 3할3푼5리(2위)-30홈런(1위)-114타점(1위)의 기록을 세웠다. 마치 2009년 우승을 견인하고 MVP를 따낸 김상현과 비슷한 활약이었다.
또 하나의 경쟁처는 유격수 황금장갑이다. KIA 김선빈과 삼성 김상수의 싸움이 뜨겁다. 김선빈은 타율 2할9푼1리-21도루-57득점-47타점, 김상수는 타율 2할8푼2리-29도루-51득점-46타점의 기록를 올리고 있다. 수비력은 김선빈은 실책 9개, 김상수는 22개로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김상수는 우승을 이끈 유격수. 어느 누구도 장담하기 힘든 성적이다.
그런데 유격수 황금장갑은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될 수 있다. 한화 이대수의 활약도도 오롯했다. 타율 3할4리-8도루-50타점-46득점, 실책 10개로 밀리지 않는 공수지표를 갖고 있다. 팀 성적의 불리함을 안고 있지만 사실상 김선빈-김상수의 양강구도가 아닌 삼각구도를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 외야수 배영섭과 KIA 좌완 심동섭의 신인왕 싸움도 있다.KIA와 삼성은 타이틀 경쟁이 몇 차례 있었다. 1985년 MVP 경쟁에서 이만수와 장효조의 삼성의 집안 싸움 때문에 해태 김성한이 어부지리로 MVP를 따냈다. 1993년에는 신인왕을 놓고 타격 전부문에서 골고른 활약을 펼친 양준혁과 한국시리즈 MVP 이종범이 맞붙었고 양준혁이 기쁨을 누렸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 MVP와 황금장갑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프런트의 홍보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선두 경쟁을 벌인 영호남의 맞수가 벌써부터 뜨거운 장외전쟁의 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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