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승회, 4년 만에 보여 준 선발 가능성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0.04 10: 35

첫 기회는 아니다. 그러나 난조와 갑작스러운 부상, 병역 의무 이행으로 날려버렸던 기회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는 점은 선수의 자신감까지 높였다. 두산 베어스의 '땀승회' 김승회(30)가 다음 시즌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향해 올 시즌 막판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승회는 지난 3일 잠실 LG전서 선발로 나서 5이닝 3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4개)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이날 투구로 김승회는 올 시즌을 24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4.68(4일 현재)로 마쳤다.
2003년 탐라대를 졸업하고 2차 5순위(전체 4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승회는 데뷔 초기 팔꿈치 부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05시즌 동기생 정재훈이 마무리를 맡고 사이드암 김성배가 필승 계투로 활약하던 시절 김승회는 팔꿈치 부상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2006년부터 김승회는 조금씩 1군 전력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61경기에 출장하며 김명제(임의탈퇴)와 함께 전천후 활약을 펼쳤던 김승회는 61경기 6승 5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95로 분전했다. 그리고 2007년 김승회는 금민철(현 넥센)의 선발진 낙마를 틈 타 4선발 보직으로 합류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150km에 가까운 빠른 공을 던졌으나 슬라이더 외 변변한 변화구가 없었던 김승회는 경기 당 기복이 심했다. 설상가상 8월 초순 SK와의 경기서는 이호준의 타구에 목덜미를 맞으며 부상으로 전열 이탈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2007년 성적은 42경기 2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4.54로 이 해를 끝으로 김승회는 공익근무 복무했다.
지금은 다르다. 소집해제 후 한동안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하며 특유의 돌직구를 잃었던 김승회는 지난해 25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24에 그쳤다. 시즌 후 마무리훈련과 전지훈련서 롱릴리프 보직 소화를 위해 많은 훈련량을 보여줬던 김승회는 5월까지 2군이 더 익숙한 모습으로 기대에 어긋났다. 6월부터 1군 엔트리를 지켰으나 한동안 계투 추격조 그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김승회다.
그러나 8월 페르난도 니에베가 팔꿈치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며 김승회에게 기회가 왔다. 8월 6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4선발 노릇을 한 김승회는 9,10월 2승 2패 평균자책점 5.92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높지만 이는 9월 14일 LG전(5⅓이닝 9실점 7자책)과 27일 삼성전(3이닝 5실점) 부진이 컸다. 8월과 9월 이후 다른 경기서는 쾌투를 보여준 김승회다.
시즌 첫 승이던 8월 11일 잠실 SK전(6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서 눈물 흘리던 어머니를 향해 승리를 바쳤던 김승회. "동기생들과 함께 나 또한 팀에 제대로 힘을 보태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한 김승회의 서른 잔치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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