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욱, "지난해 PS 악몽? 그날 다 잊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0.04 10: 39

"작년보다 자신감이 커진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인욱(21)은 올 시즌 성장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2009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정인욱은 올 시즌 30차례 마운드에 올라 6승 2패(평균자책점 2.31)로 쾌투를 뽐냈다.
그는 류중일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쑥쑥 자라고 있다. 류 감독은 정인욱을 한국시리즈 깜짝 카드로 지목한 뒤 "정인욱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그의 어깨에 기대를 걸었다.

정인욱은 "지난해보다 마음이 편해졌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올라 어려움이 많았다. 표정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언제 다시 2군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올 시즌에는 확실히 자신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정인욱은 시즌 초반 스팟 스타터로 활약했다. 그는 2군에서 체계적인 선발 수업을 받으며 1군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 출격했다. 최근 들어 1군의 전천후 투수로 활약 중이다. 선발 뿐만 아니라 롱릴리프까지 거뜬히 소화했다.
그에게 차이점을 묻자 "아직까지 붙박이 선발로 뛰지 않아 어느게 나은지 모르겠다. 한 부분을 꾸준히 하지 않아 어느게 좋고 나쁜지 판단하기 힘들다"고 대답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의 악몽을 잊었다. 정인욱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 마운드에 오른 정인욱은 1이닝 3실점(3피안타 2볼넷)으로 고배를 마셨다.
마운드 위에 선 그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이었지만 당시 사령탑을 맡았던 선동렬 삼성 운영위원은 정인욱을 쳐다보지 않았다. 젊은 어깨의 성장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선 전 감독은 3차전이 끝난 뒤 공식 인터뷰를 통해 "정인욱에게 좋은 약이 됐을 것"이라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정인욱 또한 "그날 다 잊었다"고 배시시 웃으며 "이제 겁날게 없다. 한 번 해봤으니 즐기면서 할 수 있다"고 가을 잔치를 학수고대했다.
2008년 대구고의 청룡기 및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었던 정인욱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은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그는 "아무래도 첫 우승이니까 얼떨떨할 것 같다. 사실 페넌트레이스 우승도 실감나지 않았다"고 웃으며 "형들과 함께 꼭 우승하고 싶다. 그리고 감독님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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