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양키스를 꺾고 디비전 시리즈 끝냈으면 좋겠다".
24승 투수는 역시 달랐다. 비록 4실점은 했지만 상대 선발 타자 전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그리고 팀에게 승리를 안겼다.
미국프로야구(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에이스' 저스틴 벌렌더(28)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6피안타 3사사구 4실점(4자책)으로 호투, 팀의 5-4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디트로이트는 시리즈 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섰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벌렌더는 1회초 데릭 지터에게 초구 94마일(151km) 포심 패스트볼을 가운데로 던지다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2번 커티스 그랜더슨에게 중월 1타점 3루타를 맞고 1실점했다. 2009년까지 동료였던 그랜더슨에게 맞았기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계속된 위기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유격수 앞 땅볼 때 1점을 더 내줘 1회부터 2실점했다.
그러나 안정을 되찾은 벌렌더는 2,3회 연속해서 병살타로 위기를 넘기고서는 4회 2사 후 닉 스위셔부터 5회 호르헤 포사다, 러셀 마틴, 그리고 브렛 가드너까지 4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벌렌더가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는 사이 디트로이트는 4-2로 역전을 시켜 벌렌더의 승리는 쉬워 보였다. 그러나 7회초 2사 후 포사다에게 볼넷을 내준 데 이어 마틴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벌렌더는 가드너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4-4 동점을 허용했다. 100마일(161km) 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가드너가 가볍게 밀어 좌중간을 갈랐다.
그러나 7회말 1사 후 델몬 영이 솔로 홈런을 폭발시키며 5-4를 만들며 벌렌더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상식적으로 놓고 볼 때 벌렌더는 7회까지였다. 그러나 그는 에이스였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벌렌더는 그랜더슨과 카노를 각각 우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잡아낸 뒤 로드리게스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테셰이라를 3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벌렌더는 경기 후 'TBS'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경기 초반 리듬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감각을 찾았다"고 말한 뒤 "결승 홈런을 친 델몬 영 홈런은 놀라웠다. 정말 좋은 팀 동료다"라며 웃었다.
벌렌더는 1회에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22개나 던지며 고전했으나 8회까지 120개를 뿌리는 놀라운 정신력으로 초호화 타선을 자랑하는 양키스 타자들에게 모두 'K'마크를 선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정규시즌 24승 투수의 가치를 증명한 호투였다.
그는 또 9회 2사 1,2루 동점 또는 역전 위기 상황에 대해 "매번 9회는 긴장감이 넘친다. 발바르데가 어제(3일) 30개가 넘는 공을 던졌기 때문에 어려웠을 것이다. 그가 잘 던졌다"며 승리를 지켜준 동료에게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4차전 예상을 묻자 "경기 초반에 타자들이 득점을 올린다면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내일 경기 끝내길 바란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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