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차가 나서 팬 서비스 차원에서 뛰었다". 드디어 '빅보이' 이대호(29,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2호 도루가 나왔다. 이대호는 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1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한창 삼성 최형우와 타점 경쟁중인 이대호 입장에서는 이날 롯데의 득점이 20점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성적. 롯데는 장단 22안타를 몰아치며 한화를 20-2로 대파하고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시즌 2위를 확정지었다. 경기 전 이대호는 한국 방문의 해 위원회로부터 명예 미소 국가대표로 위촉되었다. 이대호는 '2010-2012 한국 방문의 해'를 맞이해 미소가 아름다운 스타로 선정되어 한국의 미소를 널리 알리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그리고 이대호가 '명예 미소 국가대표'를 맡은 지 채 2시간이 지나지 않은 4회말, 시즌 2호 도루를 성공시키며 온 국민을 미소짓게 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과 내야 땅볼로 물러난 이대호는 4회 2사 2루에서 한화 두 번째 투수 장민제를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기록하며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대호는 한화 배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볼카운트 2-2에서 2루 도루를 감행, 여유있게 성공했다. 장민제가 와인드업을 하기 전부터 이대호는 달리기 시작했고, 포수 이희근이 송구를 포기할 정도로 빈틈을 제대로 노린 주루 플레이였다. 지난 4월 28일 사직 LG전에서 시즌 1호 도루를 성공시키며 화제를 모았던 이대호는 159일 만에 시즌 두 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또한 2004년 4개의 도루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도루를 올리게 됐다. 이로써 이대호는 프로 데뷔 후 9개의 도루를 기록하게 됐다. 결국 경기는 롯데의 대승으로 끝났고, 이대호는 비록 홈을 밟지는 못했지만 도루를 성공시킨 뒤 많은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이대호는 "일단 점수가 6-0으로 벌어져서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도루를 시도했다"면서 "만약 점수 차가 크게 났다면 도루를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대호의 '2루 절도 사건'은 오로지 팬을 생각해 감행했던 일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이대호에게 주루 센스가 뛰어났다고 말하자 "에이, 그냥 무관심 도루였죠"라고 웃음 지으며 "거의 투수와 포수가 신경 안 써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대호는 '명예 미소 국가대표'로 임명된 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 답게 과감히 2루를 훔치면서 롯데 팬들로 하여금 미소짓게 했다. 이제 이대호에게 남은 것은 포스트시즌. 과연 이대호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또 다시 팬들을 할껏 미소짓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