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감독이 왜 손수건 갖고 있는지 알겠다"
OSEN 전성민 기자
발행 2011.10.05 08: 30

시범 경기는 정규 시즌을 앞두고 치르는 최종 모의고사다. 올 시즌 SK 나이츠의 지휘봉을 잡은 문경은(40) 감독대행은 지난 4일 전자랜드와 시범 경기서 감독으로서 모의고사를 치렀다. 14시즌 동안 프로농구서 뛰며 '람보 슈터'로 명성을 날렸지만 사령탑으로서 밟는 코트는 새로웠다. 선수 명단 구성부터 머리가 아팠다. 경기 전 문경은 감독대행은 "지난 밤 1시간을 간격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김민수, 변기훈, 김재환이 부상 중이다. 부상 선수들을 시범 경기에 뛰게 하면 초보 감독이라 저런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고 안 뛰게 하면 주전 선수들을 빼고 경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SK는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민수는 엄지 발가락이 부상으로 3주 정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197cm의 파워 포워드 김재환은 2일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고 변기훈은 허벅지 근육쪽에 무리가 왔다. 문 대행은 "무기 13개가 있는데 하나라도 고장나면 그만큼 힘들어 진다. 요즘은 선수들이 넘어지는 것만 봐도 가슴이 철렁하다"며 사령탑의 고충을 전했다. SK는 리바운드서 전자랜드에 24-38로 뒤지며 82-95로 패했다. 하지만 주희정(10점, 4도움), 김선형(10점, 6도움), 김효범(16점)으로 이어지는 가드 라인은 빠른 플레이를 펼치며 합격점을 받았다. LG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한정원(19점, 6리바운드)도 골밑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다. 경기 후 문경은 감독대행은 "땀이 많은 편은 아닌데 40분 내내 진땀이 났다. 감독님들이 왜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는지 알았다"며 감독으로서 첫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문 대행은 "확실한 빅맨이 없어서 선수들이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다. 김선형과 권용웅은 연습경기 때는 활기찼는데 이번 경기서는 주눅든 모습이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겠다. 고된 훈련을 이겨낸 선수들이다. 이제는 우리가 가진 것을 보여주겠다. 4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문경은 감독대행은 경기 전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코트 위에서는 선수들을 질책하기 보다는 격려하며 팀을 이끌었다. 문 대행의 '형님 리더십'이 지난 시즌 7위(20승 34패)에 그친 SK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ba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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