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제가 적용되는 만큼 스플릿 시스템은 그 누구도 불만이 없도록 준비했다". 안기헌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5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1년 제3차 이사회가 끝난 뒤 꺼낸 얘기다. K리그는 내년 한시적으로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스플릿 시스템은 지금처럼 홈 앤드 어웨이로 30경기를 치른 뒤 그 결과를 가지고 상위리그와 하위리그로 나눠 다시 우승팀과 강등팀을 결정하는 방식. 기성용과 차두리가 뛰고 있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스플릿 시스템을 적용하는 대표 리그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도입을 앞두고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장단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달라진 부분은 바로 상위리그와 하위리그로 나눈 뒤에도 홈 앤드 어웨이로 경기를 치른다는 것. 스코틀랜드가 두 팀 간 1경기씩만 치르는 것과는 다르다. 승격과 강등이 결정되는 민감한 상황에서 홈경기와 원정 경기를 놓고 불만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이 문제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올해 각 팀당 최대 35경기(플레이오프 5경기 포함)를 치르던 K리그는 내년 44경기를 소화하게 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12경기) 및 FA컵(5경기)까지 포함하면 최대 61경기까지 늘어난다. 대신 프로축구연맹은 켭대회를 폐지해 경기 수를 조절하기로 했다. 프로축구연맹 입장에서는 컵대회 스폰서 유치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지만,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9월 중하순께 주축 선수들의 전역으로 경기력이 저하되는 상주 상무를 고려해 9월 7일까지 30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소한 상위리그와 하위리그로 나뉘기 전까지는 동일한 전력으로 시즌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승부조작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였다. 그 동안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만 처벌하던 것과 달리 해당 팀에도 처벌을 내리기로 했다. 코칭스태프 및 구단 임직원이 조직적으로 승부 조작에 가담했을 경우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은 물론, 최악의 경우 하부리그로 강등되도록 했다. 선수만 가담해도 최소 승점 5점이 감점된다. 이에 대해 안기헌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스플릿 시스템의 도입을 결정하면서 내세운 전제 조건이 공정성"이라며 "모든 팀이 동등한 조건 하에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애초 스플릿 시스템을 홈앤어웨이로 결정한 것도 공정성 때문이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