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도 믿을게 못 되네" 한대화 감독의 이유있는 푸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0.05 18: 41

"아이고, 어제 나 충격을 먹어가지고". 전날 패배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한대화 한화 이글스 감독은 5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한화는 투타의 불균형 속에 2-20으로 완패를 당했다. 한 감독은 "9-1로 앞선 상황에서도 불안한가. 친구라도 믿을 놈이 못되네"라고 양승호 감독에게 아쉬움(?)을 내비쳤다. 곧이어 "9-1에서 주전 선수를 교체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안 빼더라. 안 빼. 관중들 오는데 재미있게 해야지. 점수 그렇게 되면 쓰냐. 백업 선수들은 뭐할거야. 그냥 썩혀둘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준우는 전날 경기에서 5안타를 때려 시즌 타율 2할9푼9리까지 끌어 올렸다. 한 감독은 "그렇게 많이 쳤는데 3할 타율이 안 된다고? 거의 우리가 3할 타율을 만들어 주는 격"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20점씩 낼까". 한 감독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한 마디 던졌다. 한 감독의 푸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날 경기에서 교체 투입돼 잇달아 실책을 범한 오선진을 두고 "유격수로 나가도 실책하고 2루에서도 실책하면 그럼 어딜 가야해.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안 되면 할 수 없잖아. 집으로 가야 한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전날 마운드에 올랐던 선발 마일영을 비롯해 장민제, 정민혁, 유창식 등을 언급하며 "어휴, 보태들(상대팀에 점수를 보태 준다는 의미). 장보태, 유보태 등 많네"라고 일침을 가했다. "와 진짜 생각할수록 성질나네". 심각한 표정을 지은 한 감독의 마지막 한 마디가 걸작이었다. "대전에서 우리한테 당해 열받아 그런거겠지". 지난달 25일 대전 롯데전서 4-3으로 승리했던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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