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경쟁이 아닌 공존 '선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0.06 06: 59

'최고참' 이동국(32, 전북 현대)이 동료 후배들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이후 15개월 만에 A대표팀에 복귀해 지난 4일 파주 NFC에 입소, 회복 운동만 소화했던 이동국은 5일 첫 훈련을 실시했다. 가벼운 몸 풀기로 시동을 건 이동국은 대표팀의 공격 전개 훈련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최근 물 오른 골감각을 여지없이 자랑한 것. 박주영(26, 아스날) 지동원(20, 선덜랜드)과 함께 스리톱을 구성한 이동국은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위치에 잇달아 골을 성공시켰다.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역시나 이동국이다'라는 감탄이 나오게 했다. 대표팀의 맏형다운 실력이었다. 이동국의 훈련을 지켜본 조광래 대표팀 감독도 "이동국 박주영 지동원의 공격라인이 잘 맞아 들어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이동국의 합류로 공격진에) 경험이 많아졌다. 게다가 양 측면에서 잘 움직이니 동국이가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면서 첫 훈련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이동국의 합류는 단순히 공격력이 배가가 된 것이 아니었다. 이동국은 당초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되던 박주영-지동원과 공존을 선택했다. 첫 훈련을 소화한 지동원은 "동국이 형이 중앙으로 들어올 수 있으면 들어오라고 말했다. 내가 그 자리로 들어가면 형이 밖으로 빠진다는 것이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국이 형이 왔다고 해서 기존 경기와 큰 틀에서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동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박주영과 지동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 득점력이 높은 이동국은 상대팀들로부터 경계 대상 1호가 될 것이다. 철저하게 수비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 상황에서 이동국이 측면으로 빠지며 공간을 열어주게 될 경우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박주영과 지동원에게 찬스가 생기게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한 종류다. 물론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이동국의 첫 번째 임무는 골이다. 다만 무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동국은 이번 시즌 K리그에서 16득점 1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 경계 대상 1호다. 철저하게 수비를 당하는 것은 당연. 그만큼 다른 동료들에게 공간이 열린다. 이동국은 골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패스를 내줘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대표팀에서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대표팀의 공격은 지금까지 노련미가 떨어졌다. 잘 될 때에는 탄력을 받았지만, 못할 때에는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았다. 이는 큰 약점이었다. 지난 8월 일본전을 지켜본 축구계 원로 김호 전 대전 시티즌 감독이 "월드컵에 나가기 위해서는 경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지적했을 정도. 그러나 이제 걱정은 없다. 대표팀은 이동국이라는 베테랑이 생겼다. 이동국이 어떤 활약을 보일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이동국이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의 멘토로서 지금까지는 대표팀에 없던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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