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상수, "믿음 주는 필승조 되고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0.06 11: 02

넥센 히어로즈의 우완 김상수(23)의 올 시즌은 조금 아쉬운 해였다. 김상수는 올 시즌 24경기에 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6.49를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봤을 때도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더 아쉬운 것은 선발 기회를 잡았다가 놓쳤다는 것. 2006년 신일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2차 2순위로 입단한 김상수는 지난 2009년 12월 30일 좌완 장원삼의 반대 급부로 좌완 박성훈과 함께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올시즌 1군 계투요원으로 등판하던 김상수는 8월부터 팀내 부족한 선발진을 메우기 위해 선발로 투입됐다. 그러나 선발로 등판한 6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8.44를 기록한 뒤 9월부터 다시 불펜에서 대기 중이다. 정민태(41) 넥센 투수코치는 "(김)상수는 아무래도 중간투수가 적격인 것 같다"며 "선발로 나가면 자기 자신이 너무 들떠서 통제가 안되는데 중간에서 나가면 비교적 차분히 잘 던지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김상수 본인은 "선발은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까지는 아니더라도 심리적으로 쫓기는 것 같다"고 선발 등판시 부진한 까닭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불펜으로 등판하면 주자가 있든 없든 1이닝, 혹은 3~4타자만 잘 막자는 생각으로 나서기 때문에 편하다"고 말했다. 선발 기회를 놓친 것에 미련을 없을까. 김상수는 "안 해본 걸 해보니까 못하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선발을 몇 번 더 해보고 싶지만 이제 팀에 선발들이 다 채워져 있고, 내가 중간에서 나가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된다면 중간에서 활약하겠다"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상수는 이어 "단기적으로는 내년에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고 멀리 보면 중간에서 필승조가 되고 싶다. 사람들이 '아, 저 선수가 나오면 이길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거나 지고 있어도 '김상수가 나왔으니 역전승 할 수도 있겠다'라고 이야기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중간투수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올해 김상수가 꿈에 조금은 다가선 듯 하다. 그는 지난달 30일 목동 한화전에서 0-0이었던 6회 2사에 등판해 1⅓이닝을 피안타 없이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구원승이자 올 시즌 개인 첫 승을 챙겼다. 다음날인 1일 김시진(53) 넥센 감독은 0-0 접전 상황에서 김상수를 기용한 것에 대해 "그래도 다른 투수들보다 믿을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김상수에게는 아직 거쳐야할 관문이 남아있다. 바로 군 입대다. 김상수는 프로 데뷔 6년차가 됐지만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주위에서 빨리 다녀오는 게 낫다며 많이 이야기해주시지만 아직 군대에 갈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상수는 "아직은 야구에 올인하고 싶다"며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 야구할 때는 야구에 집중하고, 군대 갈 때가 되면 잘 다녀오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야구를 더 배우고 싶고 더 실력을 쌓고 싶다"고 군입대 연기 이유를 밝혔다. 프로 6년차지만 아직도 야구를 더 배우고 싶은 생각으로 노력하는 김상수. 그가 올 겨울 더 갈고 닦아 내년에는 필승조로서 팀을 위해 뛸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언젠가 더 신뢰를 쌓게 되면 다시 모습을 보일지도 모를 선발로서의 그의 등판도 기대해볼 만 하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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