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하잖아. 그게 나였으면 좋겠어". '퍼펙트의 사나이' 이용훈(34, 롯데)이 가을의 전설을 꿈꾸고 있다. 지난달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2군 경기에서 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던 이용훈은 6일 사직 한화전을 앞두고 "퍼펙트 게임 덕분에 연장된 것 같다. 퍼펙트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까 나 자신에게 떳떳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용훈은 4월 16일 잠실 LG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 4실점(6피안타)으로 조기 강판된 뒤 2군 무대에서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쏟아 부었다. '위기 뒤 찬스'라고 했던가. 이용훈은 2군 강등을 통해 개인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경기 위주로 운영되는 1군과 달리 2군에 머무르며 투구 밸런스 교정 등 단점 보완에 주력했다. 그 덕분에 2군 경기에서도 직구 최고 147km까지 찍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박정태 롯데 2군 감독을 비롯해 염종석 2군 투수 코치, 최향남, 손민한은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는 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손을 내밀었다. 박 감독과 염 코치는 이용훈이 개인 훈련에 몰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이용훈은 "박 감독님과 염 코치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퍼펙트 게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최향남과 손민한은 이용훈의 자신감 향상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투수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2년 전 가을 잔치에 나섰던 그는 "포스트시즌에 참가한다면 보직에 상관없이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의 표정에는 간절함이 묻어 났다.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초컬릿 상자'라고. 맛없는 초컬릿만 먹다 보면 결국 맛있는 초컬릿만 남아 있다고. 그동안 부상과 불운에 시달렸던 이용훈의 앞날에 행복한 일만이 기다리고 있을 듯 하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