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베테랑과 패기있는 초보. KIA 조범현(51) 감독과 SK 이만수(53) 감독대행이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7일 문학구장 1층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팽팽한 입씨름을 벌였다. 그러나 미디어데이에 임하는 모습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다. 조 감독이 노련한 베테랑의 모습을 보였다면, 이 감독대행은 당찬 초보의 패기를 보였다. 2003년 SK 사령탑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9년째 프로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조범현 감독은 2003·2005·2009년 포스트시즌을 풍부하게 경험한 감독답게 시종일관 침착한 표정으로 질문에 응답했다. 취재진의 날카로운 질문에는 두루뭉실하게 잘 넘어갔다. 반면 올 시즌 중 처음 1군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대행은 평소 같이 만면에 미소를 머금으며 여유를 보였다. 취재진의 질문 하나하나에 시종일관 확신에 찬 어조로 자신있게 답변했다. 거리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시원시원한 어조였다. 두 사령탑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 대목은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관련된 질문이었다. 이 감독대행은 "게리 글로버는 김상진 투수코치와 상의한 결과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등록하지 않기로 했다"고 확실하게 밝혔다. 반면 조 감독은 "특별한 변화는 없다. 어려움없이 엔트리 결정했다"고 넘어갔다. 이 감독대행은 힘대 힘의 과감한 정면승부를 예고했고, 조 감독은 굳이 패를 공개하려 하지 않았다. 이 감독대행은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큰 경기인 만큼 용병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게 바로 용병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감독은 "단기전은 선수를 어떻게 활용하겠다고 결정할 수 없다. 경기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달라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미디어데이에서 보여졌듯 조 감독과 이 감독대행은 확연한 스타일 차이를 나타났다. 이 같은 사령탑의 스타일 차이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한 대목이다. waw@osen.co.kr 인천=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