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도 100% 완치는 힘들 것 같다네요. 참고 뛰는 수밖에 없죠".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구단 창단 역사상 최초로 단일리그 2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고 플레이오프에 직행에 성공,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의 2위 등극에는 여러 선수들의 공이 있었지만 타선에서 향상된 기량으로 기대를 넘는 활약을 펼친 선수를 꼽자면 단연 손아섭(23)이다. 손아섭은 올 시즌 롯데의 붙박이 3번 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3할2푼6리(5위) 15홈런(공동 12위) 83타점(6위)을 올렸다. 전준우-김주찬-손아섭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1-2-3번 타순은 타 팀 선발 투수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덕분에 손아섭은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다만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그라운드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 손아섭은 지난달 20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에서 1회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쪽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처음엔 가벼운 발목 부상인줄 알았지만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상태가 심각해졌다. 결국 손아섭은 20일 이후 5경기에서 대타로만 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한화와의 시즌 마지막 3연전 출전을 목표로 회복에 전념했으나 결국 한 차례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아직 손아섭의 발목 상태는 완전치 못하다. 손아섭은 "병원에서도 100% 완치는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하더라"면서 "결국은 플레이오프 가서도 참고 뛰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내다 시즌 막판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주춤한 것이 못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손아섭이 걱정하는 것은 경기 감각 저하. 손아섭은 부상당한 바로 다음날 경기에서도 몸이 완전치 않았지만 득점 기회가 오자 양승호 감독 앞에서 스윙을 하며 '무력 시위'를 펼쳐 결국 대타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대타로 나온 4경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며 1타점에 그쳤다. 차라리 대타로 경기에 나서기보다 쉬는 것이 나았을지 모르는 상황. 그러나 손아섭은 "경기에 계속 나가다가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니깐 공이 안 보이더라"면서 "앞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열흘 정도 쉬어야 하는데 만약 계속 쉬었으면 경기 감각이 떨어졌기에 안 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오른쪽 발목 통증이 손아섭을 괴롭히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둔 그에게 통증은 넘어야 할 작은 산에 불과하다. 손아섭은 "어차피 플레이오프 때까지 나을 수 없는 거니깐 무조건 참고 어떻게든 뛸 것이라"며 출전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손아섭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무대는 바로 2008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비록 3연패를 당하며 주저앉아야 했지만 손아섭은 11타수 4안타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하며 심상찮은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그렇지만 2009년과 2010년 준 플레이오프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여줬다. 손아섭의 3년 간 준플레이오프 성적은 29타수 7안타 타율 2할4푼1리. 손아섭은 이제 플레이오프만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더 큰 경기가 남았는데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그가 1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질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투쟁심 넘치는 손아섭의 의지와 플레이오프까지 남은 8일 간의 노력은 결코 그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cleanup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