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가을잔치가 시작된다. 8일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3위 SK 와이번스와 4위 KIA 타이거즈의 맞대결로 포스트시즌의 막이 오른다. SK와 KIA의 포스트시즌 대결은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 격돌 후 2년만. 당시에는 정규시즌 1위 KIA가 두산과의 힘겨운 플레이오프를 거친 SK를 7차전에서 물리쳤다.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KIA의 우승이 확정됐다. 2003년 플레이오프에서 겨룬 적은 있으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첫 만남이다. 이번 두 팀간 승패는 마운드 싸움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SK가 불펜이 강하다면 KIA는 선발진이 든든하다. 그 대표성을 띠는 것이 바로 SK 불펜의 핵심 박희수(28)와 KIA 선발진의 중심 윤석민(25)으로 볼 수 있다. ▲연투 가능한 '신인왕 도전자' 박희수 SK의 팀평균자책점은 3.59로 삼성(3.35)에 이은 2위다. 7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과 3년 연속 1000탈삼진을 달성한 SK 마운드다. 올 시즌 성적을 좀더 뜯어보면 선발진이 579⅔이닝 동안 33승39패 4.4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불펜진이 612⅔이닝 38승20패63홀드37세이브를 거뒀다. 무게감이 선발보다는 불펜에 쏠린다는 뜻. 실제로 SK 불펜진의 팀평균자책점은 삼성(2.44)에 이은 두 번째다. 선발 투수가 언제 내려가더라도 이후 3점을 채 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집중력이 고도로 발휘되는 단기전에서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SK의 불펜진은 화려하다. 지난 2007년부터 중심을 잡아온 정대현, 정우람이 건재하다. 전병두가 탈락했으나 스윙맨 고효준, 이영욱, 윤희상에 마무리로 거듭난 엄정욱이 있다. 글로버와 큰 이승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탈락한 가운데 김광현, 고든, 송은범 정도가 뚜렷한 선발이라는 점에서 불펜진에 더욱 기대감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좌완 박희수는 SK 불펜 핵심으로 떠올랐다. 올 시즌 39경기를 뛰면서 4승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한 박희수가 아니었다면 3위 자리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시즌 중후반부터 활약하는 바람에 초반 삼성 배영섭과 LG 임찬규에 밀려 좀처럼 명함을 내밀지 못한 박희수지만 엄연히 신인왕 자격을 갖췄다. 대전고를 졸업한 2002년 지명을 받았으나 동국대 졸업 후 2006년 SK에 입단했으니 '5년 이내(당해년도 제외) 투수는 30회 이내(당해년도 제외)'라는 제 7조 최우수신인 요강에 의거한 엄연한 신인선수이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19경기 동안 20이닝을 소화했다. 박희수는 지난 시즌까지 2군에서 더 유명했다. 구위와 제구력은 이미 1군급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좀처럼 1군 무대를 밟지 못했고 매번 트레이드 대상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결국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SK가 희망을 거는 것은 박희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박희수는 포스트시즌 일정이 사흘 연속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시리즈까지 거의 매경기 나올 각오까지 내비치고 있다. ▲확실한 1승 '4관왕' 윤석민 KIA의 팀평균자책점은 3위다. 선발 로테이션을 6명으로 돌릴 만큼 여유가 넘쳤던 KIA다. 윤석민을 비롯해 트레비스, 로페즈, 서재응, 양현종에 김희걸까지 투입했다. 성적도 선발이 70승 중 52승(42패, 평균자책점 3.91)을 책임졌다. KIA 불펜진은 18승(21패) 37홀드 29세이브 평균자책점 4.52로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SK와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선발의 팀이었다. 이는 포스트시즌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선발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약한 불펜에 가중되는 부담을 덜어내야 한다. 윤석민을 비롯해 두 외국인 투수 로페즈와 트레비스, 서재응, 양현종 등 5명이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이들은 50승을 합작해냈다. 특히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 승률(.773) 4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윤석민의 활약은 돋보인다. 로페즈, 트레비스 등이 부상 등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윤석민에 거는 기대는 커질 수 밖에 없다. 김희걸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윤석민은 사실상 1승을 보증한다는 점에서 더욱 어깨가 무겁다. 3선승제라는 점에서 확실한 1승을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점은 KIA로서는 무엇보다 포스트시즌 전체 운용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머지 2승에 대한 역량을 좀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속성과 경험을 지닌 SK의 박희수와 확실성과 노련미를 지닌 KIA의 윤석민. 박희수는 초보 사령탑인 이만수 감독대행을, 윤석민은 국제무대에까지 이름을 떨친 만큼 우승 포함 올해로 4번째 가을잔치를 경험하고 있는 조범현 감독을 각각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1차전 선발로 김광현과 윤석민을 각각 내세운 SK와 KIA다. 과연 전체 무게는 어느 쪽으로 쏠리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박희수-윤석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