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1]'확실한 1승' 김광현-윤석민 격돌, PS 판도에 미칠 영향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0.08 13: 55

"힘에는 힘으로 붙는 스타일이다." 돌아가지 않았다. 정공법이다. 피할 수도 있었지만 결국 시작부터 맞닥뜨렸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의 선택은 주저없이 에이스 김광현(23)이었다. 이 대행은 7일 문학구장 1층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선발 맞대결에 대한 고민이 없었냐고 묻자 거침없이 대답했다. "솔직히 말해서 1차전 선발 투수에 대해서는 고민한 적 없다. 저는 힘은 힘으로 대결하는 스타일이다. 우리팀 에이스는 김광현이다. 윤석민이 나온다 해서 피한다는 것 자체가 더 자존심을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승팀이다. SK는 팀 에이스 김광현이 (재활을 끝내고) 올라오면서 결정한 사항이었다. 도망가지 않고 에이스면 에이스답게 대결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발전할 수 있다. 윤석민도 잘하지만 김광현이 더 잘하기 때문에 1차전 선발로 냈다." 이 대행으로서는 김광현에 대해 강한 소신을 바탕으로 한 신뢰감을 아낌없이 표시한 것이다. 물론 이만수 감독대행 입장에서 윤석민을 피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김광현의 1차전 등판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김광현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해도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단계가 아직 아니다. 체력적인 것을 포함해 다시 타이트한 긴장 속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을 수 있는 준비가 됐는가 하는 여부가 관건이었다. 그동안 치른 한국시리즈, 국제무대 경험이 있었지만 우려가 사라질 수 없는 상태였다. 특히 3선승제를 치러야 하는 준플레이오프인 만큼 선발진이 무너진 SK로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그나마 가장 확실한 1승인 김광현을 가장 먼저 냈기 때문이다. 자칫 김광현이 패할 경우에는 전체 포스트시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1,2차전에서 1승씩 번갈아 하기 위해 윤석민을 피한 2차전에 어긋나게 내는 것이 맞을 수 있었다. 게다가 상대 윤석민은 올해 더 강력하고 완벽해졌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트리플크라운 포함 4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게다가 조범현 감독은 비공식적으로 윤석민을 1차전에 내겠다고 말해왔다. 이는 '윤석민이 나가니 김광현은 나중에 나오라'는 의미일 수 있었다. 둘의 맞대결을 피할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KIA 입장에서도 선발진이 시원치 않은 만큼 김광현을 피하고 싶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양팀 모두 모험이 됐다. 둘 모두 확실한 1승 투수를 1차전부터 내면서 무조건 이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5차전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3~4차전에 끝날 수 있는 위험을 선택한 것이다. 이 때문인지 이날 미디어데이에 나온 양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몇차전까지 갈 것인지 묻자 모두 한결같이 4개의 손가락을 폈다. 어차피 양팀 모두 5경기를 치르고서는 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만나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선발 투수도 부족하고 체력적으로도 밀릴 수 밖에 없다. '확실한 1승' 김광현과 윤석민의 맞대결 결과가 곧 준플레이오프는 물론 포스트시즌 전체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둘은 2007년 5월 13일 광주경기 이후 4년만에 첫 맞대결이다. 당시 SK가 2-0으로 KIA를 눌렀다. 김광현은 6이닝 2피안타 4볼넷 5탈삼진으로 무실점, 승리를 안았다. 윤석민은 9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1볼넷 2탈삼진으로 2실점, 완투패를 떠안았다. 5회 정경배에게 맞은 투런포가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처음.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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