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선택은 젊은 카드였다. 김기태(42) 수석코치가 LG 차기 감독으로 선임됐다. LG는 박종훈 전 감독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사령탑 자리에 김기태 신임감독을 선임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LG 제16대 감독으로 선임된 김 신임감독은 1969년생으로 만 42세 젊은피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분위기 쇄신이 절실한 LG는 젊은피에게 팀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김기태 신임감독은 프로야구 역대를 통틀어 15번째로 젊은 감독이 됐다. 1986년 청보 허구연 감독이 역대 최연소 만 35세로 사령탑 데뷔 시즌을 보냈고, 가장 최근에는 2005년 삼성 선동렬 감독이 만 42세에 지휘했다. 내년이면 만 43세가 되는 김기태 신임감독은 프로야구 현역 최연소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LG는 MBC 청룡 시절이었던 지난 1982년 원년 백인천 감독이 만 39세로 선수 겸 감독을 역임했다. LG가 된 뒤에는 1997년 천보성 감독과 2004년 이순철 감독이 김 신임감독과 마찬가지로 만 42세에 지휘봉을 잡은 뒤 43세에 데뷔 시즌을 보냈다. 1997~1998년 LG는 천 감독 체제에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 감독 체제에서는 3년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1980년대에는 만 42세 이하 감독이 9명이나 있었다. 프로야구 초창기로 감독 인력풀이 다양하지 못할 때였다. 1991년 OB 윤동균 감독이 만 41세 나이에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처음 지휘봉을 잡은 게 젊은피 바람의 시작이었다. 이어 1993년 롯데 김용희 감독이 만 39세에 사령탑에 올랐고, 1996년 현대 김재박 감독이 만 42세에 창단팀 초대감독이 됐다. 젊은피 카드는 상당수 좋은 결과를 냈다. 1983년 만 42세 해태 김응룡 감독, 1984년 만 38세 롯데 강병철 감독은 부임 첫 해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84년 만 42세 OB 김성근 감독도 종합 승률 3위의 호성적을 냈다. 김용희 감독은 부임 2년째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고, 김재박 감독도 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선동렬 감독은 아예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모두 제패했다. 그러나 허구연 감독처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진한 경우도 있으며 준비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은 1989년 만 41세 OB 이광환 감독도 2년도 되지 않아 시즌 중 물러났다. LG에서는 이순철 감독이 젊은피로 주목받았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3년째 중도 퇴진했다. 이순철 감독 이후 5년 만에 LG는 다시 젊은피 카드를 꺼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