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32, 전북 현대)이 15개월 만에 A대표팀 경기에 뛰었지만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동국을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동국은 지난 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폴란드와 친선 경기서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45분 동안 출전한 이동국은 전반 21분과 25분 슈팅을 선보였지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동국이 못해서가 아니었다. 이동국이 뛴 전반 45분은 한국이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한 시간이었다. 폴란드는 강한 압박으로 최전방에서부터 한국의 볼 공급을 차단하려 했다. 그런 상황에서 여유롭게 패스를 돌린 선수는 기성용(22, 셀틱) 정도밖에 없었다. 또한 오른쪽 측면이 지속적으로 무너지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한국이 밀리는 시간이었다. 폴란드의 주도 속에 전방 공격진에 패스가 연결되는 일은 아주 드물었다. 전반 내내 한국의 전체 슈팅이 4번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증거.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이동국은 자신의 득점이 아닌 팀의 득점을 생각하고 플레이를 펼쳤다. 슈팅을 노릴 수 있는 상황에서 팀 동료들에게 패스를 내준 것. 지동원이 "동국이 형이 내게 기회를 많이 주었지만 내가 결정을 짓지 못했다"며 미안함을 표할 정도였다. 전문가들도 이동국을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이동국에게 연결이 되지 않다 보니 그 다음의 모습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했고, 신문선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동국의 움직임 자체는 상당히 좋았다. 슈팅이나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 볼키핑, 패스, 몸싸움 모두 괜찮았다"고 했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도 생각을 같이 했다. 황 국장은 "이동국의 패스와 침투 패스는 괜찮았다. 다만 비슷한 타입의 선수가 전방에 3명이 있다보니 지동원과 박주영의 움직임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고 평했다. 분명 아쉬움은 남았다. 그렇지만 비난의 소리는 없었다. 이동국도 "아쉬움은 없다. 오늘 경기보다는 11일(아랍에미리트엽합전)이 중요하다"며 폴란드전에서 모습을 발판 삼아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월드컵 예선에서 활약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서울 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