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될 것이 뭐가 있나." SK 박정권(30)이 포스트시즌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고 넉살을 피웠다. 매년 포스트시즌만 되면 맹활약을 펼치면서 '미스터 옥토버'라는 별명을 얻은 박정권이었다. 박정권은 2007년, 2009년, 2010년 3번의 포스트시즌에서 4할9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도 무려 6개다. 박정권은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서도 여전한 입담을 과시했다. 시즌 내내 이만수 감독대행을 비롯한 언론에서 박정권이 SK 타선의 키플레이어라고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박정권은 좋지 않았다. 홈런은 13개를 쳤지만 53타점 2할5푼2리의 시즌 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이호준, 최정과 함께 규정타석을 채웠다. 그만큼 코칭스태프로부터 꾸준한 신뢰를 받았다는 뜻이다. 이를 잘알고 있는 박정권이다. 하지만 "키(열쇠)플레이어라고 하지만 열쇠를 제대로 연 적이 별로 없었다"며 특유의 시크 표정을 지은 박정권은 "정말 내게 그렇게 기대를 하는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솔직히 그런 말 때문에 부담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그는 "어차피 시즌 성적도 바닥이라 포스트시즌에서 치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만큼 부담없이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였다. 또 상대 선발 KIA 윤석민에 대해 마음을 비운 것도 여유를 갖는 이유다. 박정권은 "전력분석표를 보니 그냥 까맣더라. 안타를 치면 빨간 점으로 표시된다. 그러니 내가 윤석민을 상대로 거의 안타를 친 적이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 시즌 박정권은 윤석민을 맞아 9타수 1안타 1타점 3삼진으로 저조하다. 그럼에도 박정권은 "혹시 삼성 최형우가 윤석민에 대해 한 인터뷰를 들어본 적이 있나"면서 "최형우는 타석에 들어갈 때 '그냥 윤석민에게 졌다'는 생각으로 들어간다더라. 그러니 부담이 없고 잘치게 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박정권은 "만약 오늘 잘풀린다면 이번 포스트시즌도 전체적으로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스스로를 다잡았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