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우완 에이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선발 대결. 결국 김광현(23,SK 와이번스)이 윤석민(25,KIA 타이거즈)보다 먼저 마운드에서 내려가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김광현은 8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해 4⅔이닝 4피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결국 SK는 상대 선발 윤석민의 호투와 9회 차일목에 만루포를 얻어맞으며 KIA에 1-5로 패배해 홈에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줬다. 이날 김광현은 최고 구속 150km의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와 커브,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또한 투구수는 88개(스트라이크 52개, 볼 36개)를 기록했다. ▲ 이른 강판, 그러나 제 몫 다했다 김광현이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은 SK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준PO 1차전 에이스 맞대결에서 패배했다는 것은 더욱 뼈 아프다. 그렇지만 올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공백기가 길었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이 제 몫을 다 해줬다. SK 김정준 코치는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오늘 김광현은 자신의 몫을 다 했다"면서 "일단 (대량 실점 없이)게임을 대등하게 끌고가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록 SK 타선이 윤석민 공략에 실패하며 영봉패에 그쳤지만 선발 김광현이 제 몫을 다 해줘 끝까지 대등하게 경기를 끌고갈 수 있었다. 또한 김 코치는 "더 크게 실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수비 도움이 컸다"면서 "특히 자기 자신이 번트 타구를 직접 두 번이나 잡아낸 것이 대량 실점을 막았다. 김광현이 에이스로서 최소한의 기대치 만큼은 던져 줬다"고 말할 정도로 김광현의 투구 내용에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 아직 본궤도에는 오르지 못한 슬라이더 이날 김광현은 4⅓이닝동안 1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단 하나의 삼진을 빼앗지 못했다. 김광현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3일 대구 삼성전에서 4이닝동안 13명의 타자를 상대로 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완벽한 구위를 뽐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김광현은 통산 9이닝당 탈삼진(K/9)이 7.78에 이를 정도로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그렇지만 이날은 반드시 필요할 때 삼진을 유도하지 못했다. 3회 1사 2,3루에서 김선빈을 상대로 던진 공 4개 가운데 삼진을 유도하기 위해 슬라이더만 3개를 던졌지만 결국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김 코치는 "직구나 변화구 모두 평소랑 비슷했다"면서도 "아무래도 아직까지 슬라이더가 삼진을 잡을 정도로 (구위가)올라오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아무래도 KIA 타자들이 김광현이 슬라이더를 많이 던질걸로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한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김 코치는 "마지막 공(결정구)에 있어서도 윤석민과 좀 차이가 났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맞아 OSEN 스페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역시 "내가 기억했던 (김광현의) 슬라이더 보다 날카롭지 못했다"면서 "특히 오늘 경기에서 슬라이더를 많이 던져서 타자들의 눈에 익었다. 너무 많이 던지지 않았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김광현은 이날 던진 88개의 공 가운데 31개의 슬라이더를 던져 35%에 이르는 구사율을 보였다. cleanupp@osen.co.kr 인천=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