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9년만의 PS 홈런포' 최동수가 사는 법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0.09 07: 18

"어떻게 하면 계속 나를 써줄까 고민했다." 불혹. 미래를 고민해야 할 나이다. 하지만 역으로 현재, 순간에 대한 고민에 더 집중했다. SK 팀내 최고참 최동수(40)가 고민과 변신을 거듭한 끝에 변함없는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최동수는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0-1에서 상대 선발 윤석민의 2구째 슬라이더(139km)가 약간 높자 곧바로 좌중간으로 대포를 날려보냈다. 이미 0-5로 뒤져 승부가 기운 9회말이었지만 대타로 출장,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홈런포로 최동수는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기록을 40세27일로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08년 삼성 양준혁이 대구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투런포를 쏘아올렸을 때 기록한 39세4개월15일이었다. 더불어 포스트시즌 최고령 야수 출장 기록도 함께 새겼다. 9년전인 지난 2002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선제 스리런을 쏘아올린 후 첫 가을 손맛. 당시 포스트시즌에서 최동수는 준플레이오프 MVP로 뽑히기도 했다. 최동수는 올 시즌 80경기에서 2홈런 30타점으로 3할4리의 시즌 타율을 기록했다. 후반기 들어 44경기에서 3할4푼4리의 고감도 타격감을 뽐냈고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고 이만수 감독대행이 부임한 후에는 대타로 더 각광을 받은 최동수였다. 올 시즌 대타로 나서 25타수 10안타 4할 타율에 6타점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것은 최동수가 3개월 동안 변함없이 최고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3일 광주 KIA전 후 2군으로 내려갔던 최동수는 7월 30일 대전 한화전으로 복귀, 새롭게 바뀌었다. 2군에 머물던 한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날 경기 전 "선배들이 일찍 깬다고 하더니 늙으니까 그걸 알겠더라. 오늘도 8시에 일어나려 했는데 1시간 일찍 눈이 떠졌다"고 밝게 웃은 최동수는 좋은 타격감 유지 비결에 대해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리고 한달 동안 있었던 변화를 설명했다. 최동수는 "처음에 (2군으로) 내려갔을 때는 정말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퇴행성 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터라 정말 힘들었다. 이걸 해야 하나 고민했고 실제로 정말 내려놓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저 최정의 타격폼이 담긴 동영상만 계속 돌려봤던 것 같다"는 그는 "이후 모든 것을 바꿔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특히 기존 타격폼을 버리고 어떻게 하면 (김성근) 감독님이 써줄까 생각하고 그에 맞춰 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결과 최동수는 오른손 탑을 좀더 올리고 스탠스를 좁혔다. 모든 것을 작게 했다. 최대한 붙여놓고 치는 간결한 스윙으로 바꾼 것이다. 최동수는 "큰 것 한 방이 아니라 꾸준하게 치는 것으로 수정했다. 비거리는 줄어들었지만 자연스럽게 컨택 능력이 향상됐고 체력적으로도 자연스럽게 비축됐다"면서 "기존 내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계속 나가서 치니까 써주기 시작하더라"고 웃었다. 그렇다고 만족할 최동수가 아니었다. "경기 후에는 그날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 무조건 30분 이상 실내 연습장으로 갔다"는 그는 "거기서 내가 만족할 때까지 꼭 볼을 친 후 퇴근했다"면서 "타격감이라는 건 한순간이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 문학 홈경기 후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방망이 하나만 들고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는 최동수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3루 뒤 2군 실내훈련장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대타든 아니든 그날의 나를 스스로 납득시키고 있다"는 최동수. 평소 "나를 보는 후배들에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그래서 SK 우승에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밝혔던 최동수. 불혹의 나이지만 쌀쌀한 가을에도 식지 않은 집념을 증명한 홈런포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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