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윤석민의 고속 슬라이더 왜 위력적인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09 11: 18

그의 슬라이더는 왜 치기 어려울까. KIA 윤석민(25)이 과연 에이스다운 모습으로 1차전을 지배했다. 윤석민은 지난 8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 완투로 KIA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 사상 5번째 완투승. 토종 투수의 포스트시즌 완투승은 2005년 SK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한화 문동환 이후 6년 만이다. 윤석민의 최고의 무기는 역시 슬라이더였다. 이날 총 109개 공 중에서 54개가 슬라이더였다. 직구(31개)·체인지업(21개)·커브(3개) 등 나머지 구종들이 모두 55개였으니 슬라이더를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로 던졌다. 우타자 기준으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찌르는 슬라이더에 SK 타자들이 아주 꼼짝없이 당했다. 윤석민 트레이드마크 고속 슬라이더는 최고 144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 평균 구속이 140.7km에 달할 정도로 빠르고 날카로웠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살짝 살짝 걸치다보니 SK 타자들은 함부로 방망이를 내밀지 못했다. 카운트를 잡을뿐만 아니라 결정구로도 활용했다. 탈삼진 4개 중에서 3개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유도한 것이었다. 이날 SK 타자들은 모두 19번이나 헛스윙했다. KIA의 헛스윙은 11번. 윤석민도 "SK 타자들이 슬라이더에 잘 넘어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의 공을 받은 포수 차일목도 "석민이 슬라이더가 좋았다. 평소와 다르게 슬라이더 위주로 갔는데 좋았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OSEN 스페셜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도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와 유인구 모두 가능한 모습에 혼자서 박수쳤다"고 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슬라이더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날 윤석민의 직구는 최고였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볼을 보니 칠 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최정에게도 번트를 지시했다"고 할 정도. 이날 윤석민은 최고 152km에 평균 구속은 148.2km에 달했다. 150km 이상 강속구만 6개. 마지막 9회에도 최고 149km 강속구로 SK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직구를 원하는 곳으로 찔러넣었다. 아울러 체인지업 21개와 커브 3개를 적절히 섞어던지며 SK 타자들을 혼란시켰다. 이미 윤석민의 빠른 카운트에 힘있는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에 페이스를 장악당한 SK 타자들은 평균 구속 124.6km 체인지업에 타이밍마저 빼앗겼다. 류현진(한화)도 "올해 석민이형의 체인지업이 좋아졌다"고 인정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빠르고 힘있는 직구와 구속을 떨어뜨린 체인지업. 두 가지 공을 더 갖고 있었기에 주무기 슬라이더가 더 위력을 발할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원하는 곳에 제구할 수 있는 컨트롤이 크게 작용했다. 올해 투수 4관왕을 차지한 그는 스스로 가장 좋아진 부분으로 "컨트롤이다. 이제 원하는 곳으로 구석 구석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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