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 유재석이 지상파 TV 3사의 예능 MC 분야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멀리 뒤떨어진 2위 그룹이 가물가물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확고한 선두 질주다. 그동안 유재석과 함께 예능 투톱시대를 이끌었던 강호동이 세금 추징 등의 사태로 잠정 은퇴하면서 자연스럽게 1인 천하로 바뀌었다. 안정적인 시청률과 부드러운 진행을 담보하는 유재석에 대한 예능 MC들의 의존도는 계속 최고가를 경신하는 중이다. 유재석의 현재 가치는 그의 간판 프로인 MBC '무한도전' 상승세에서 잘 드러난다. TNS 집계에 따르면 '무한도전' 8일 방송분은 전국 시청률 19.9%를 기록, 토요일 예능의 확실한 1인자로 우뚝섰다. 한동안 '무한도전'을 넘어 토요일 예능의 최강자로 자리했던 MBC 심야 성인토크쇼 '세상을 바꾸는 퀴즈'는 16.1%로 '무한도전'에 크게 밀리고 있다. 또 강호동의 카리스마 진행에 힘입어 저녁시간대 '무한도전'의 라이벌이었던 SBS '스타킹'은 10.7%로 아예 경쟁상대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다. 유재석은 월요일 '놀러와'와 목요일 '해피투게더' 등 자신이 진행중인 평일 심야 예능에서도 강세다. 주말에는 리얼 버라이어티 계열의 예능들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활기찬 진행을 선보이고 평일에는 토크쇼 예능에서 재치있는 입담으로 게스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타고난 재주를 뽐내는 중이다. 강호동을 톱MC 자리로 이끈 KBS 2TV '해피선데이'에게 밀려 고전중이었던 유재석의 일요일 예능도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다. 자신이 메인 MC로 나선 SBS 예능 ‘런닝맨’은 같은 시간대 KBS 2TV '해피선데이'에 시청률에서 더블 스코어 차 이상으로 밀렸던데다 MBC '나는 가수다'의 돌풍으로 한때 꼴찌로 떨어지는 수모까지 겪었다. 그러나 올 가을들어 '런닝맨' 역시 유재석의 끈기에 힘입어 점차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고정 멤버들의 캐릭터 형성이 자리를 잡은데다 시청자들이 '런닝맨'의 다소 난해했던 게임 방식에 슬슬 익숙해지면서 고정팬이 늘어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상승세와 강호동 부재의 '1박2일' 위기를 틈타서 '런닝맨'이 예전 '패밀리가 떴다' 처럼 '1박2일'을 제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희망적인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실제로 '1박2일'은 이미 6개월 시한부 종영을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 봄 일요일 저녁 지상파 3사 TV 예능 대결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든다. 유재석이 일요일 저녁 예능까지 장악한다면 당분간 그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경쟁자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