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불펜진의 잇단 제구 난조로 마운드에 빨간 불이 켜졌다. KIA는 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회 선발 아퀼리노 로페즈가 교체되며 위기를 맞았다. 로페즈는 6회까지 1점 만을 내주며 호투하다 6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대타 안치용에게 동점 솔로포를 내주고 내려갔다. 마운드에는 양현종이 올라왔다. 양현종은 정근우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박재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위기를 만들고 손영민으로 교체됐다. 손영민은 유격수 김선빈의 호수비에 힘입어 최정을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으나 박정권을 상대하지 못하고 고의사구를 내주며 2사 1,3루 위기를 유지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양현종과 손영민 둘다 공 7개씩 만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조범현 KIA 감독은 선발 기용을 예상했던 한기주를 손영민에 이어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한기주는 대타 이호준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길었던 7회를 마쳤다. 그러나 한기주 역시 제구 난조를 겪으며 연장 11회까지 삼진 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을 5개나 내줬다. 한기주는 불안불안한 투구를 이어갔으나 결국 11회 2사 만루에서 이호준에게 끝내기 적시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양현종, 손영민, 한기주는 모두 조 감독이 신임하고 있는 팀의 투수진이다. 이들은 특히 전날(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윤석민이 9이닝 완투승을 거두면서 체력을 비축했다. 이틀 연속 등판한 정대현, 정우람 등 SK 투수진에 비해 유리한 점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한 이닝 사이 모두 투입된 것도 모자라 모두 마운드 수성에 실패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불펜이 불안하면 그만큼 선발과 타선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포스트시즌 마운드 운용을 놓고 KIA의 시름이 깊어지게 됐다. autumnbb@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