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송은범, 헌신의 위대함 드러낸 83구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10 06: 46

올해 송은범(28,SK 와이번스)은 시즌 내내 오른쪽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며 선발과 중간을 오가야 했다. 항상 "팀을 위해서라면 어느 보직이든 괜찮다"는 송은범이었지만 안타까움은 남았다. 결국 송은범은 지난 6월 28일 문학 한화전(4이닝 3실점, 패전)을 끝으로 중간 계투로 전환해야 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선발 등판했던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전 까지 송은범은 줄곧 중간 계투로 나서며 팀 승리를 지켰다. 그랬던 송은범에게 선발로 등판할 기회가 찾아왔다. 송은범은 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이미 1차전을 내줬기에 더욱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등판. 많은 것을 어깨에 지고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은 쾌투했다. 6이닝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것. 이날 송은범이 던진 6이닝은 올 시즌 정규시즌을 포함해 최다 이닝 타이 기록이다. ▲ 순간의 방심, 경기를 어렵게 끌고가다 송은범은 1회 안타 2개를 내주며 1실점했지만 이후 2회부터 5회 1사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덕분에 SK는 타선이 빈타에 허덕이고 있었음에도 불구, 경기를 대등하게 이끌어 갈 수 있었다. 0-1로 뒤지고 있는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마침 타석에는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최희섭이 들어섰다. 최희섭은 허리 통증과 오른쪽 발가락 미세 골절로 정규시즌 막판 거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도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상황. 송은범은 최희섭을 상대로 볼카운트 2-1로 유리하게 상황을 끌고갔다. 그렇지만 볼 하나를 허용한 뒤 던진 149km 직구가 높게 몰리며 최희섭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하게 됐다. 송은점이 허용한 홈런은 단순히 한 점을 더 잃은것을 넘어 부진하던 거포를 깨우기에 충분했다. 송은범의 피홈런 순간에 대해 김 코치는 "볼카운트 2-1에서 유인구에 최희섭이 속지 않자 송은범이 높은 공으로 헛스윙 유도하려고 빠른 직구를 택한 것 같다"면서 "그런데 그게 어중간하게 몰렸다. 최희섭이 요즘 컨디션이 별로라 방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 타선이 5회 반격에서 곧바로 1점을 추격했기에 더욱 뼈아팠다. ▲ 고통 참아낸 혼신의 83구 송은범에게 오른쪽 팔꿈치 통증은 달갑지 않은 동반자와 같다. 벌써 수 년째 아팠다 말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투구수가 일정 개수이상 넘어가면 팔꿈치 통증이 더욱 심해져 온다. 그런 상황에서 송은범은 이를 악물고 계속해서 공을 던졌다. 결국 송은범이 이날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기록한 투구수는 83개. 지난 6월 19일 잠실 LG전 5이닝 88구 투구 이후 112일 만에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송은범의 투구에 대해 SK 김정준 코치가 "올 시즌 들어 가장 몸 쪽 승부를 자신있게 했고 로케이션도 좋았다"고 할 정도로 지능적인 피칭을 펼쳤다. 1회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안타 2개로 1실점을 했지만 이후 안정을 찾아가며 4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언제 다시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내려갈 지 몰랐기에 송은범은 투구수를 최대한 줄이는 투구를 펼쳤다. 비록 송은범은 뒤지고 있을 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렇지만 팀 동료들은 송은범의 헌신을 마음에 새기고 있었다. 기어이 7회 대타 안치용의 솔로포로 송은범의 패전 조건을 없애줬다. 결국 연장 11회 주장 이호준이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며 송은범의 혼신의 역투를 의미있게 했다. 경기가 끝난 뒤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송은범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마운드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던져 줘 덕분에 역전승의 발판이 되었다"고 말 할 정도로 송은범의 투구는 빛났다. 송은점이 문학벌을 가로질러 수놓은 혼신의 83구, '시리즈 역전의 명수' SK 반격의 신호탄이 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cleanupp@osen.co.kr 인천=민경훈 기자,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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