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선발-교체 기용, 어느 쪽이 낫나?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0.10 10: 08

이동국(32, 전북 현대)의 기용 방법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친선경기는 이제 끝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항해만이 남았다. 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차전을 갖는다. 전력상 앞선다고 평가받는 만큼 확실한 실력차로 이겨야만 하는 경기다. 그러나 대표팀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 중 공격진의 구성도 문제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은퇴하면서 여러 선수를 기용했다. 그렇지만 그 대체자를 아직 뽑지 못했다. 게다가 이청용(23, 볼튼)이 장기 부상을 당하면서 아시안컵 때 전방 스리톱 중 남은 선수는 박주영(26, 아스날)뿐이다. 고심 끝에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이후 한 번도 뽑지 않았던 이동국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이동국이 이번 시즌 정규리그서 16골(2위) 15도움(1위)으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기 때문. 조광래 감독은 지난 7일 폴란드전에 이동국을 선발로 기용, 전반전을 소화하게 했다. 그렇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평가는 '괜찮았다'였다. 다만 이동국의 출전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는 있었다. 당시 한국은 전반전에 중원에서부터 폴란드에 밀리며 공격진이 찬스를 잡을 만한 볼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조광래 감독은 UAE전에서도 이동국의 기용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선발이 아닌 후반 교체 투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반전에 한국의 움직임에 지친 UAE 수비수들을 상대로 이동국이 후반에 들어가면 골을 넣기 쉬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문제는 이동국이 후반 투입에 익숙한가이다. 분명 조광래 감독의 판단은 옳다. 한국 공격진의 폭넓은 움직임에 UAE 선수들이 지칠 것이라는 예상도 개연성이 크다. 그렇지만 이동국에게 후반 교체는 낯설다. 이동국이 본격적으로 살아난 2009년 전북 이적 후 정규리그서 교체 투입된 경기는 지금까지 단 9경기뿐이다. 그 중 골을 넣은 것은 단 한 차례다. 지난해 7월 대구전에 교체 투입되어 2득점을 올렸다. 반면 8경기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다. 선발에 비해 교체 투입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것.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허정무 감독의 대표팀 시절에도 이동국에게는 기회가 있었다. 다만 기회는 항상 10~20분에 불과했다. 골을 넣을 시간이 부족했다. 그에게 제대로 된 찬스가 오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평가는 언제나 90분 풀타임을 뛴 것과 같이 내려졌다. 이동국이 '선발용이다', '교체용이다'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그가 언제든지 골을 넣을 준비가 되어 있는 선수라는 것은 확실하다. 제대로 된 찬스만 온다면 언제든지 골로 연결하는 것이 이동국이다. 문전에서 찬스 포착만큼은 K리그 어떤 선수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문전에서 찰나의 순간에도 상황을 읽는 여유까지 생겨 동료 선수들에게 많은 득점 찬스를 연결하고 있다. 이번 UAE전은 월드컵 진출 여부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경기다. 그렇지만 홈에서 치르는 만큼 여유는 있다. 반면 다음달 중동 2경기 원정(UAE-레바논)은 여유가 적다. 중요한 경기서 한정된 시간 내에 선수의 기량을 평가하기 보다는 여유가 있는 경기서 90분에 가까운 시간을 준 다음 평가를 내리는 것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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