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과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배우 주원이 '엄포스 앓이'를 자처했다. 엄포스는 엄태웅의 별명 중 하나. '1박2일'에 합류한 뒤로는 순둥이, 엄순둥 같은 '반전 애칭'도 생겼다. 배우로서의 카리스마에 감춰져있던 순박한 인간미를 어필했던 탓이다. 주원은 엄태웅과 함께 심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얼마 전 크랭크 업한 영화 '특.수.본'에서 처음으로 연기 호흡도 맞췄다. 영화를 함께 하기 전까지는 그저 한 소속사 선후배 사이였다고. 오다가다 몇 번 인사 나눈 게 전부였는데 '특.수.본'을 찍으며 자연스레 함께 할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다 반했다. 주원은 본인의 작품과 배우로서의 인생 얘기를 하기 위해 만난 인터뷰 자리에서 '엄태웅 형' 얘기를 나눌 때 가장 눈빛을 빛냈다. 그리고 배시시 웃었다. 좋아하면 닮는다 하더니 수줍게 웃는 사람 좋은 그 미소까지 엄순둥을 닮아 있었다. "태웅이 형.. 좋아요." 한솥밥 식구인데다 영화를 함께 했기에 자연스럽게 엄태웅 얘기를 꺼내 물었다. 곧바로 돌아온 대답이 위와 같았다. 그리곤 그윽한 눈빛으로 엄태웅 앓이 증상을 호소했다. "영화 하기 전엔 몰랐는데, 정말 배울 것도 많고 좋은 형입니다. 연기를 너무 잘해요. 태웅이 형이 촬영하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 놀라는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1박2일'에 새 멤버로 들어가는 걸 미리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몰랐는데, 들어가기 직전에 알게 됐어요. '1박2일'에 나오는 모습 그대로예요. 착하고 순하고 그래요, 실제 모습이." 주원은 '특.수.본'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영화에 도전했다. 지난 해 국민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슬픈 악역 구마준 역을 통해 안방극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그. 차기작이 바로 영화였다. "태웅이 형 뿐 아니라 (성)동일이 형, (김)정태 형 등과 작업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촬영 끝나면 늘 술자리가 있고 얘기할 시간이 많다 보니 단순히 연기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가르침을 받은 것 같아요." 왜 아니었겠는가. 아직 까마득한 신인이 엄태웅은 물론 충무로 명품 조연 성동일, 김정태 등 기라성같은 선배들과 함께 작업할 기회를 누렸으니 큰 경험이 됐을 터다. 주원의 엄태웅 자랑은 그칠 줄 몰랐다. "멋있어요. 남자가 봐도.. 사람이 솔직하고 너무 좋아요. 정이 되게 많은 것 같아요"라며 "배우란 연기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일 뿐이지 어떤 위대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형은 정말 톱 배우지만 흔히 말하는 스타 의식 같은 것도 없어요." 정상의 위치에 있지만 늘 겸손하고 인간적인 엄태웅의 매력을 자랑하며 닮고 싶은 선배로 꼽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영화 촬영이 끝났는데도 엄태웅과 자주 연락하고 만나느냐고 물었다. "연락은 자주 해요. 어제도 문자 왔어요. 영화 후시 녹음 했는데 너무 어렵더라며. 하하하. 근데 형이 너무 바빠서 안 만나줘요"라고 답하며 살짝 삐친 척을 하는 주원. 두 사람 사이 끈끈한 우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서로가 격하게(?) 아끼는 두 남자의 찰떡 호흡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특.수.본'은 11월 개봉 예정이다. issue@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