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장의 사진을 모티브로 4년간 집필한 혼신의 역작 2011년 9월,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도가니'가 개봉하면서 다시 6년 전 일을 꺼내기 시작했다. 자칫 잊혀질 뻔한 이 사건이 온 국민을 들끓게 만들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공지영 작가가 신문기사에서 우연히 본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는 한 줄의 기사 때문이었다. 단 한 줄의 기사가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는 것처럼 때로는 단 한 장의 사진이 잊혀질 뻔한 아픈 역사를 곱씹게 하고 잊지 않게 하기도 한다. 이재익 작가의 '아버지의 길'(출판 황소북스)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됐다. 2004년 1월, 한 매체를 통해 알려진 사진 속 주인공은 일본 징집 이후 소련군 포로와 독일군 포로를 거쳐 미군 포로까지의 기구한 운명을 겪은 한 남자다. 이 기구한 사연은 2005년 12월 SBS스페셜에서 '노르망디의 코리안'이라는 제목으로 2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가 이를 소재로 '사람의 탈'이라는 소설을 썼고, 강제규 감독은 장동권과 오다기리 조를 주연으로 '마이웨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제작해 오는 12월 개봉 예정에 있다. '아버지의 길' 역시 이재익 작가가 해당 다큐멘터리를 보고 감명을 받아 집필을 시작한 작품으로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총 132회로 연재됐던 작품이다. 누적 조회수 700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네티즌의 찬사와 사랑을 받았다. 2차 세계대전의 승패를 좌우한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미군의 포로로 잡힌 김길수라는 이름의 조선인. 그는 어떤 인생역정을 거쳐 머나먼 프랑스 땅에서 독일군이 되어 포로로 잡힌 것일까? 역사의 가혹한 수레바퀴 속에서 경성, 몽골, 러시아, 독일, 프랑스, 미국 등을 거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한 남자의 슬프고 애절한 인생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버지의 길'은 2007년부터 4년 동안 취재와 집필로 완성시킨 작품으로 역사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과 아픔을 이재익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로 그려낸 ‘감동 휴머니즘 소설’이라는 문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osenlif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