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안봅니다."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 SK 좌완 전병두(27)가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설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일 발표된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전병두는 2군에서 조용히 피칭에 전념하고 있다. 전병두는 올 시즌 51경기에 출장, 3승3패 3세이브 8홀드를 기록하며 팀 마운드에 기여했다. 특히 지난 8월 24일 엔트리에서 말소된 전병두는 지난달 29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포스트시즌 합류 전망을 밝혔다. 어깨 통증으로 재활 중이었지만 라이브피칭에서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병두는 지난 4일과 6일 광주 KIA전에서 중간 투수로 나와 2⅓이닝씩을 소화하며 각각 34개와 36개의 볼을 뿌렸다. 그러나 1실점, 3실점(2자책)을 각각 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SK 코칭스태프를 만족시킬만한 구위가 아니었다. 전병두는 작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경기에 모두 출장, 2승을 거뒀다. 4⅓이닝을 던지는데 그쳤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마운드에 올라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그랬기에 전병두의 포스트시즌 엔트리 탈락은 SK에게는 큰 아쉬움이었다. 2008년 KIA에서 SK로 트레이드가 된 전병두다. 지난 2009년 8승4패 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한 전병두는 일약 SK 불펜 핵심으로 떠올랐다. 데뷔 후 최고 성적과 함께 팀내 연봉 고과 1위로 평가돼 주목받았다. 19연승(1무) 기간에는 20경기 중 12경기에 나서 1승 4세이브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전병두는 빠졌다. 9월말 어깨 통증으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명단에서 잇따라 빠져야 했다. 친정팀 두산, KIA와의 대결을 기대했지만 무산된 것이다. 그럼에도 당시 전병두는 "내가 플레이오프 때부터 뛰었으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떨어졌을 것"이라고 오히려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도 KIA와의 대결에 뛸 수 없게 된 전병두는 "아쉽지만 실력이 안돼서 빠졌기 때문에 괜찮다"면서 "선배님들을 비롯한 동료들이 잘해서 플레이오프에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이어 "(준플레이오프)경기는 보고 있지 않다"고 가을잔치에서 탈락한 자신에게 실망한 표정을 숨기지 않은 전병두는 "지금도 2군에서 볼을 던지고 있지만 플레이오프 때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들 나보다 잘하는 선수들"이라면서도 "다만 혹시 있을지 모르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부상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스스로 만반의 준비를 해놓는 것이다. 전병두는 지난 10일 팬들로부터 생일 축하떡을 받았다. 오는 14일이 생일이지만 나흘이나 당겨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플레이오프에 오를 팀이 최소 14일안에 결정된다는 것. 1승1패를 기록 중인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가 이르면 4차전인 오는 12일 결정나겠지만 2승2패가 되면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기다려야 한다. 과연 전병두는 생일날 플레이오프 엔트리 진입 소식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