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은 투수 싸움이다. 벤치가 투수 교체 타이밍을 어떻게 잡느냐 여부가 승부를 가르는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SK와 KIA는 저마다 1~2차전에서 차례로 아쉬움이 남는 투수기용이 있었다. SK는 1차전에서 마무리 엄정욱이 9회 차일목에게 쐐기 만루홈런을 맞으며 경기를 내줬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정대현을 5회부터 일찍 쓴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2차전에서 정대현을 9회 기용했다. "엄정욱도 마무리도 쓴다"고 했지만, 2차전에서 엄정욱은 투입하지 않았다. 대신 박희수와 정우람의 좌완 필승조들이 투입됐다. KIA는 2차전에서 선발 아퀼리노 로페즈를 7회까지 끌고 가다 대타 안치용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뒤 불펜진을 투입했다. 7회부터 나온 한기주는 11회 끝내기 안타를 맞을 때까지 4이닝 72구를 던졌다. 로페즈의 강판 시점과 한기주 밀어붙이기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범현 감독은 "심동섭이나 유동훈보다 한기주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광주구장으로 장소를 옮겨져 치러지는 3차전부터 벤치의 투수교체 타이밍이 보다 중요시 될 전망이다. SK는 강점인 불펜의 힘을 극대화해야 하고, KIA는 불펜의 약점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KIA는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2차전에서 로페즈의 7회 투입도 총 투구수가 90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KIA 사정에서 당연한 결정이었다. 한기주가 4이닝을 던진 것도 마찬가지 맥락. 올해 KIA는 불펜 평균자책점 7위(4.52) 팀으로 불펜이 헐겁다. 투수교체 타이밍에서 조범현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대한 선발투수가 오래 버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아직 등판하지 않은 김진우와 심동섭이 키가 될 수 있다. SK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불펜에서 KIA를 압도한다. 경기가 중반까지 팽팽하게 흐를 경우 SK가 유리하게 주도할 수 있다.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2위(2.78)에 오른 SK는 2차전에서도 박희수-정대현-정우람으로 이어진 불펜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철통같이 막았다. 다만 KIA 우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 확실한 우완 불펜이 필요한데 엄정욱이 키가 될 전망이다. 선발이 조기에 무너져도 길게 던질 수 있는 롱릴리프형 투수들이 대기 중이다. 어느덧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준플레이오프. 양 팀 벤치가 어느 시점에서 어떤 형식으로 투수교체 타이밍을 가져가며 승부의 흐름을 바꿀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