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번트 실패를 줄여라' 승부 좌우하는 열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11 11: 00

번트 실패가 승부를 좌우하고 있다. SK와 KIA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승부에 흐름을 미친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번트 실패였다. 승부처에서 번트 실패로 득점 찬스를 만드는데 실패하며 흐름을 내주는 경우가 SK와 KIA에게 한 차례씩 벌어졌다. 번트 실패가 승부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SK는 1차전에서 최정의 번트 실패로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1회 1번타자 정근우의 안타 이후 18타자 연속 범타 처리된 SK 타선은 0-1로 뒤진 7회 선두타자 박재상의 안타로 귀중한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이전 2타석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난 최정 타석이 됐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보내기 번트 사인을 냈다. 그러나 최정은 초구에 몸쪽 높게 날아든 윤석민의 공에 배트를 제대로 빼지 못했다. 배트에 맞은 타구는 3루쪽으로 흘렀고, KIA 3루수 박기남이 빠르게 대시했다. 결국 5-4-3 병살타로 연결되며 어렵게 잡은 찬스를 어이없이 무산시켰다. 결국 SK는 1-5로 패하며 1차전을 내줬다. 7회 번트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SK에게는 단순한 1패 이상이었다. 최정이 번트 실패 이후 시리즈 전체가 꼬여버렸기 때문이었다. 최정은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로 깊은 침묵에 빠졌는데 득점권에서 6타수 무안타 빈타에 허덕였다. 번트 실패 이후 움츠러든 기색이 역력하다. 번트 실패로 SK는 중심타자를 잃은 느낌이다. KIA도 1차전에서 김선빈과 박기남의 보내기 번트가 SK 김광현의 재빠른 수비에 걸려 실패했지만 각각 1회와 3회 경기 초반으로 데미지가 적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번트 실패에 발목이 잡혔다. 2차전 2-2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초 KIA는 선두타자 최희섭의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KIA는 최희섭을 대주자 신종길로 교체하며 후속 차일목 타석에서 보내기 번트 사인을 냈다. 그러나 차일목은 초구에 번트 파울을 내면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결국 2구째 번트가 1루 파울선상으로 살짝 떠올랐고 SK 1루수 박정권이 재빠르게 달려와 캐치했다. 1루 주자는 그대로 묶였고, 후속 타자 이종범의 병살타로 이닝이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보내기 번트가 성공했다면 병살타도 없었을 것이고, 상위타순까지 연결될 수 있었다는 점에 뼈아팠다. 결국 KIA는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선 많은 점수나 나지 않는다. 최소한의 점수를 내기 위해선 보내기 번트가 필수적이다. SK와 KIA의 타격감이 저점에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더욱 중요시된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번트 실패는 자칫 흐름을 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기술을 요하는 보내기 번트. 남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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