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입단 이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왼손 투수. 그러나 '서른 잔치'를 앞두고 제대로 힘을 내기 시작하며 데뷔 첫 포스트시즌 출장서도 맹활약 중이다. SK 와이번스 5년차 좌완 박희수(28)는 이제 확실한 팀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박희수는 11일 광주구장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2-0으로 앞선 6회 1사 1루 나지완 타석서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탈삼진 2개)으로 활약하며 팀의 2-0 승리에 공헌한 동시에 포스트시즌 첫 홀드를 기록했다. 특히 나지완-이범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것은 이날 박희수의 수훈이었다. 대전고-동국대를 거쳐 2006년 SK에 입단한 박희수는 지난해까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군에서는 타자를 갖고 노는 제구력을 지닌 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1군에서는 이승호-정우람-전병두가 버틴 두꺼운 좌완층을 뚫지 못했던 것.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6월부터 점차 출장기회를 얻은 박희수는 한여름 위기에 빠진 SK에 믿을맨 노릇을 했다. 때로는 추격조로도 나섰고 원포인트릴리프와 셋업맨 보직을 오가며 분전한 좌완이 바로 박희수였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39경기 4승 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뛰어나다. 풀타임 활약은 아니었으나 신인왕 후보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성적이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는 박희수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1차전서는 엄정욱이 차일목에게 만루포를 내주며 자책점이 승계되었으나 2차전서는 2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3-2 끝내기 승리 밑바탕이 되었다. 여기에 3차전서는 투구 이닝이 길지 않았으나 결정적인 순간 상대 상위 타자들을 삼진으로 범퇴한 것도 큰 활약이었다. 투수 분업화가 본격화 되었으나 아직 계투 요원들은 다른 보직에 비해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팀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들인 것은 분명한 사실. 중요한 순간 상대의 맥을 끊은 박희수의 활약은 그래서 더욱 값졌다. farinelli@osen.co.kr 광주=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