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가을잔치 복귀전이었다. KIA 우완 투수 김진우(28)가 5년만의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김진우는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3⅓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승패를 떠나 KIA에게는 대단히 고무적인 피칭이었다. 무단이탈과 임의탈퇴로 그라운드를 떠나있다 올해 4년 만에 컴백한 김진우에게 마지막 포스트시즌은 5년 전인 2006년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였다. 당시 1차전 선발로 나온 김진우는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1~2차전에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한 김진우는 절체절명의 순간 벤치의 부름을 받았다. 0-2로 뒤진 6회초 2사 만루에서 유동훈에 이어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5년2일 날짜로는 무려 1829일만의 감격적인 포스트시즌 등판. 그러나 감격을 만끽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했다. SK에 선취점을 내주며 흐름을 빼앗긴 가운데 주자는 만루. 상대 타자는 장타력을 갖춘 정상호였다. 김진우는 초구부터 직구 승부했다. 145km 직구를 몸쪽으로 바짝 붙였고, 정상호는 파울로 커트했다. 이어 2구째 128km 빠른 커브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대량실점 위기를 넘기는 순간이었다. 7회에도 등판한 김진우는 거칠게 없었다. 선두타자 임훈을 5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더니 정근우마저 초구 커브로 3루 땅볼 요리했다. 이어 박재상까지 3구 만에 유격수 땅볼 유도했다. 최고 145km 묵직한 직구와 각도 큰 커브로 SK 타선을 공 9개로 삼자범퇴 속전속결 처리했다. 8회에도 선두타자 최정을 4구째 127km 커브로 스탠딩 삼진 잡은 김진우는 박정권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안치용을 다시 한번 낙차 큰 커브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2루 도루를 허용해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박진만에게 4구 연속 커브로 승부하며 중견수 뜬공 잡았다. 9회에는 커브 대신 체인지업 비율을 높이며 내야 플라이 2개와 땅볼로 SK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올라와 있었다. 3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수 37개 중 26개가 스트라이크였다. 11타자를 상대로 10차례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을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 각도 큰 커브(17개)를 중심으로 직구(14개)·체인지업(5개)·슬라이더(1개)를 섞어 던졌다. 묵직한 직구와 명품 커브 조합으로 경기 종반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비록 KIA는 이날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김진우의 부활이라는 아주 큰 소득을 얻었다. waw@osen.co.kr 광주=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광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