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전과 같은 악몽은 아니었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여전히 수비에 개선할 여지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조광래호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최근 A매치 2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씻는 승리였다. 조광래호 상징인 박주영이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고 정식으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서정진이 폴란드전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기에 공격은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수비는 매끄럽지 못했다. 어느 정도 검증된 카드라고 할 수 있는 김영권 이정수 홍정호 최효진이 포백으로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호흡과 밸런스 면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특유의 변형 스리백이 문제였다. 공격을 주도해야 하는 오른쪽 풀백 최효진이 전방으로 올라갈 때 그 빈 공간을 채워주는 플레이가 실종됐다. 최효진의 공격이 막힐 경우 종종 위기에 직면했다. 최효진을 활용하는 방법도 효율적이지 못했다. 서정진과 최효진이 모두 오른쪽 측면에서 몰리면서 오히려 공간을 제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35분 최효진의 발에서 연결된 박주영의 헤딩슛이 전부였다. 미드필드와 수비의 간격도 문제였다. 조광래호가 모토로 삼는 공격적인 수비를 위해서는 그 간격을 좁힐 필요가 있었지만, 수비가 너무 뒤로 물러나면서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는 실수가 많았다. 집중력 부족도 아쉬웠다. 종료 직전 UAE의 이스마일 마타르에게 내준 만회골은 수비진이 조금만 더 집중력을 유지했다면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희망도 있었다. 전반과 달리 후반 들어서는 중앙 수비수들의 호흡이 살아났고, 최효진이 오버래핑의 타이밍을 잡아내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래서 절반의 성공이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은 "폴란드전과 비교한다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면서 "미드필드의 압박만 높인다면 수비에서도 안정을 찾을 것 같다. 여기에 미드필드와 수비의 간격을 2~3m만 좁혔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stylelomo@osen.co.kr 수원=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