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정대현이 말하는 SK 불펜 핵 박희수 성공비결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0.12 10: 57

"앞으로 정우람에 버금가는 활약을 하지 않을까." '여왕벌' SK 정대현(33)도 요즘 대세 SK 좌완 박희수(28)의 피칭을 인정했다. 좀처럼 다른 선수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 정대현이지만 박희수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찬사를 쏟아놓았다.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만난 정대현은 올해 불펜의 핵으로 떠오른 박희수 이야기가 나오자 칭찬에 열을 올렸다. 박희수는 올 시즌 39경기 동안 4승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은 물론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모두 등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날도 2-0으로 앞선 6회 1사 1루의 중요한 고비 때 나와 ⅔이닝 1피안타 2삼진으로 무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자신은 포스트시즌 첫 홀드를 따냈다. 정대현은 "그동안 박희수 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쉬움이었다"면서 "상당히 좋은 자질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볼 스피드와 제구력, 확실한 결정구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 전 스프링캠프 때부터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원래 발전이 없는 투수는 뚜렷한 의지가 없거나 궁금한 것이 있어도 묻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무엇이 부족한가 자신이 잘 모른다"고 냉정한 표정을 지은 정대현은 "일단 박희수는 이번 캠프 때 코치, 선배들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물었다"고 떠올렸다. 실제로 박희수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절박함을 느꼈다. 대전고-동국대를 거쳐 2006년 SK 유니폼을 입은 박희수. 이렇다할 성적없이 지내다 상무까지 다녀왔다. 지난해 복귀 14경기에 나섰지만 평범했다. 더구나 정우람, 작은 이승호 등 두터운 좌완 불펜을 뚫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뭔가 승부를 내고 싶다"던 박희수는 열심히 던지고 주위의 조언을 구했다. 정대현은 "캠프 때 희수와 참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떠올리며 "그 때 '자기 무기를 만들어라', '폼이 너무 깨끗하다', '결정구가 없다' 등의 조언을 했다. 특히 '타자를 상대할 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타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등에 대한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질문을 하면서 바로 답을 구하고 스스로 바꾸더라"고 돌아봤다. 박희수는 정대현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겼다. "평소 존경하는 정대현 선배님으로부터 따끔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박희수는 "그 이야기를 가슴에 새겨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곧 실천에 옮겼다. 정대현은 2군에서 올라온 박희수를 보고 놀랐다. "1군에 올라왔는데 보는 순간 달라진 모습이 보였다"는 정대현은 "우선 외형적으로 하체가 전보다 한층 두터워져서 나타났다"면서 "준비를 잘해서 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말하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기분이 좋더라"고 웃어보였다. 그리고 박희수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정대현은 "캠프 때 말한 내용을 충실하게 따랐다는 것이 느껴졌다"면서 "결정구는 컷패스트볼을 만들었고 몸쪽 직구도 좋아졌다. 구속도 144~145km까지 나왔다. 그러더니 1~2경기 던진 후 변화된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것 같았다"고 흐뭇해 했다. 정대현은 박희수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현재 우리 팀에서 최고 볼을 던진다. 이대로라면 나는 물론 정우람에 버금가는 활약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당장은 중간, 마무리 어느 보직을 맡아도 통할 것으로 본다. 체력을 좀더 보완할 경우에는 선발까지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적지 않은 나이에 신인왕 자격까지 지녔을 정도로 혜성처럼 등장한 박희수. 이미 SK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팀까지 플레이오프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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