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농담 삼아 석민이에게 '최동원 선배처럼 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했었는데 결국 그런 상황이 왔네요". 통쾌한 1차전 승리, 그 이후 빈타 속에 당한 2연패. 백척간두에 선 호랑이 군단이 에이스를 내세워 극적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12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질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준PO 4차전 선발로 윤석민(25)이 나선다. 8일 문학 준PO 1차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둔 이후 나흘 만의 등판이다. 경기 전 훈련에 나선 KIA 선수단에는 비장감이 감돌았다.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각오가 엿보였다. 특히 주전 포수 차일목(30)은 "얼마 전 석민이에게 농담삼아 한 말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차일목은 준PO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윤석민에게 농담 삼아 "최동원 선배처럼 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면서 "힘들어도 그런 상황이 올 것 같아 한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차일목이 이야기 한 것은 지난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故 최동원이 보여준 불꽃같은 투혼. 최동원은 한국시리즈 4승을 홀로 따내며 롯데 자이언츠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롯데 강병철 감독의 "우짜겠노. 여기까지 왔는데"는 힘든 상황에서 에이스의 어깨만 믿어야 할 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석민 역시 1차전에서 109개의 공을 던지며 완투를 한 후 사흘만 휴식을 갖고 또 다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게다가 오른손 엄지와 검지에 물집이 잡혀 더욱 등판이 부담스러운 상황. 차일목은 "1차전에서 슬라이더 위주로 공격적으로 던진 것이 도움이 됐다. 상대가 슬라이더 노리는 것을 알면서도 어차피 쳐 봐야 범타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계속 밀고 나갔다"면서 "그 때 슬라이더를 고집하며 투구수를 줄인 덕분에 오늘(12일) 선발로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석민 등판의 관건은 투구수. 차일목은 "오늘 경기에서도 공격적으로 리드를 할 것"이라면서 "투구수를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반대로 SK에선 최대한 윤석민의 투구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순리대로 볼 배합을 가겠다"고 밝혔다.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임하는 KIA 배터리가 과연 위기의 팀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cleanup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