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4관왕에 빛나는 윤석민(25,KIA 타이거즈)의 시즌 마지막 등판이 결국 준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씁쓸한 결과로 끝이 나게 됐다. 윤석민은 1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⅓이닝 동안 4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채 쓸쓸하게 마운드를 떠나야 했다. 불과 4일 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이닝동안 단 한 점만 내주며 완투승을 따냈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결국 KIA는 SK에 0-8로 패배하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단기전에서는 여러 변수가 승부의 향방을 바꾸어 놓는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변수 가운데 하나는 에이스 윤석민의 오른손에 잡힌 물집이었다. 결국 물집은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변수로 작용했다. ▲ 윤석민 오른손의 물집 3개, KIA 발목 붙잡다 윤석민의 부진의 이유로는 3일의 휴식만 갖고 마운드에 오른 것도 있지만 그 뒤에는 오른손의 물집이 있었다. 윤석민은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9개의 공을 던지며 오른손 엄지와 검지 손가락에 세 개의 물집이 생겼다. 한 번 물집이 잡히면 다시 굳은살이 밴 후에 투구를 해야 통증이 없지만 윤석민, 그리고 KIA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4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의 구위는 확실히 전과 같지 않았다. 윤석민의 주무기는 슬라이더. 그렇지만 슬라이더 그립은 윤석민의 물집을 자극하기에 제대로 구사하기 힘들었다. 1차전에서 109개의 투구수 가운데 슬라이더를 54개 기록했던 윤석민은 이날 슬라이더 대신 손의 통증이 덜 한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었다. 중요한 순간에는 고통을 참고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확연히 꺾이는 각이 예전만 못했고 제구도 흔들렸다. 결국 윤석민은 3회에만 안타 3개와 볼넷 하나를 허용하며 3점을 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떠안아야 했다. ▲ 윤석민과 오버랩되는 이름, 히메네스 지난해 10월 13일,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투수 켈빈 히메네스는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여부를 놓고 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출발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히메네스는 주무기 싱킹 패스트볼을 앞세워 투구수를 절약하며 삼성 타자들을 압도했다. 덕분에 아웃카운트 7개를 잡는 동안 기록한 투구수는 20개. 그 사이 두산 타선은 5점을 뽑아내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히메네스의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며 암운의 드리웠다. 3회 1사 후 엄지손가락에 물집이 잡힌 히메네스는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또한 엄지 손가락에 통증을 느끼게 되며 싱킹 패스트볼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게 됐다. 결국 히메네스는 최형우에 투런포를 얻어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결국 히메네스가 내려간 뒤 두산은 삼성에 연장 승부 끝에 6-5로 역전패를 당해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올해 윤석민과 지난해 히메네스는 모두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을 포스트시즌에 이끌었다. 동시에 두 선수 모두 오른손 물집으로 인해 팀에 시리즈 탈락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가져다줘야 했다. 팀을 위한 헌신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손가락 물집, 그렇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것이 지난해 두산과 올해 KIA의 발목을 잡았다. cleanup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