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무한 뚝심에 최정(24, SK 와이번스)이 보답했다. 최정은 13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모처럼 중심타선 역할을 100% 소화했다. 결국 SK는 최정의 맹타와 선발 윤희상의 호투에 힘입어 KIA를 8-0으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정의 성적은 14타석 12타수 무안타. 3차전에서 몸에 맞는 볼 2개만 얻어냈을 뿐이었다. 3번 타순에서 오는 득점 기회를 최정은 번번히 무산시켰다. 그렇지만 SK 이만수(53) 감독대행은 부진에 빠진 최정에 대한 믿음과 뚝심을 잃지 않았다. 이날 역시 경기 전 이 감독대행은 경기 전 덕아웃에서 최정을 끌어 안아주며 편안하게 경기를 하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최정은 결국 이 감독대행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리고 최정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킴과 동시에 이만수 감독대행의 믿음에도 보답했다. 0-0으로 맞선 3회초 공격에서 1사 1,2루에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KIA 선발 윤석민을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그리고 박정권의 좌중간 2루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이어 5회 무사 1,2루에서도 최정은 중전 적시타로 정근우를 홈으로 불러들여 4-0으로 달아나는 쐐기점을 뽑았다. 6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최정은 8회 무사 만루 마지막 타석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이날의 4타점 째를 기록했다. 3경기 동안의 침묵을 깨끗하게 날려버리는 만점 활약이었다. 사실 큰 경기를 앞두고 감독은 특정 선수에 대한 뚝심을 드러낼 때가 있다. 그 명암이 극적으로 갈린 것이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의 믿음이다. 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3번 타자 이승엽이 예선전 내내 부진했지만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았다. 결국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2-2로 맞선 8회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또한 쿠바와의 결승에서도 이승엽은 1회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려 대한민국 야구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그 해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변치 않는 뚝심을 보여줬다. 그 대상은 3번 타자 김현수. 김 감독은 김현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출전을 강행했으나 결국 김현수는 5경기 21타수 1안타 타율 4푼8리 1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김현수는 최종 5차전에서 0-2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서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물러나며 주저앉고 말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 감독대행의 최정에 대한 '무한신뢰'의 결과가 과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승엽'으로 나타날 지, 아니면 '2008년 한국시리즈 김현수'로 귀착될 지 관심사였다. 결국 최정은 이 감독대행의 믿음에 보답하며 16일부터 벌어질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과연 최정이 2008년 준결승 일본전 홈런 이후 결승 쿠바전 홈런으로 기세를 이어간 이승엽의 전철을 따를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 광주=민경훈 기자,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