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19, 함부르크)의 아버지 손웅정 씨는 "몸 상태도 완전하지 않고 팀도 어수선한 상황에서 20분 남짓 뛰려고 먼 길을 왔다갔다 하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는 무리다"라며 "팀에서 확고하게 주전으로 자리 잡고 대표팀에서도 풀타임을 뛰면서 기여할 수 있을 정도가 됐을 때 합류했으면 좋겠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말했다. # 지동원(20, 선덜랜드)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 부진에 대해 인정했다. 그는 특별한 변명을 하지 않은 채 "장시간 비행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부담이 생긴 것"이라면서 "해외파라고 해서 대표팀에 우선적으로 뽑히기 보다는 컨디션을 잘 파악해야 할 것 같다. 소속팀에서 활약해야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난리다. 지난 11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UAE와 경기를 치른 뒤 12일 유럽의 소속팀으로 복귀하기 위해 손흥민과 지동원이 인천공항에 나왔을 때 나온 이야기들이다. 한 쪽은 짧게 출전할 바에야 대표팀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고 다른 쪽은 대표팀에서 활약하기 위해 소속팀에서도 잘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손 씨의 이야기를 풀어보면 간단하다. A매치에서 주전으로 기용될 수 없는 상황에서 장거리 비행을 거쳐 대표팀 소집에 응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논리다. 손흥민은 7일 폴란드전 후반에 교체 투입돼 45분을 뛰었고 UAE전에는 후반 28분 지동원 대신 들어갔다. 즉 손 씨에 따르면 풀타임 출전이 아니라면 대표팀에 오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아들에게 신경을 써주지 않는 선생에게 불만을 표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본인도 선생이라는 것이다. 자칫 한국축구의 근간인 대표팀이 흔들릴 지경이다. 대표팀에 뽑혀도 불만이라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조광래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에 뽑힌 해외파들에게 큰 관심을 쏟았다. 대표팀 감독이 신경을 쓰면 소속팀에서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를 통해 조광래 감독으로서는 그들을 테스트할 기회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풀타임 출전이 아니면 대표팀에 부르지 말라고 하니 그렇다. 반면 지동원의 경우 대표팀에서 활약을 지켜보기 위해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이 방한했다. 여러 가지 방문 목적이 있었겠지만 대표팀에서 지동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동원은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이야기만 했다. 무엇이 옳고 그름이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개인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는 지동원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있게 들리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10bird@osen.co.kr 손흥민-지동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