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군단과 호랑이군단의 정면 대결, 승자는 비룡네에게 돌아갔습니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8일부터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지금 나오는 이야기는 SK 모 선수의 궁금증을 취재진이 친절하게 풀어주는 과정을 옮긴 것입니다. 때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둔 9일 문학구장. 평소 남다른 입담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 선수는 3루측 원정 응원석을 보더니 "왜 KIA가 이번에 V11에 도전하는 거지? 해태에서 KIA로 바뀌고 난 다음에 한 번밖에 우승 못하지 않았나?"라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 문제는 팬들 사이에서도 간혹 논란이 일어나는 문제인데요. 구단의 적통과도 연관되는 문제이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삼미-청보-태평양에 대해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서로 그 맥을 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었죠. 그러자 곁에 있던 취재진이 이 선수의 궁금증을 풀어 줬습니다. KIA와 같은 경우에는 구단 인수이기 때문에 구단명 앞에 들어가는 이름만 바뀌었다 뿐이지 선수와 코칭스태프, '타이거즈'라는 이름은 그대로 유지되었죠. KIA는 자연히 해태 타이거즈 시절 이뤘던 9번의 우승을 그대로 계승했고 2009년 우승까지 합해 모두 10번의 우승을 한 셈 입니다. 이번엔 이 선수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럼 만약 넥센이 우승하면 V5인가?" 넥센 히어로즈의 경우는 KIA 타이거즈와 다릅니다. 히어로즈 야구단은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해체 후 재창단 형식으로 이어 받았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넥센과 현대는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같지만 다른 팀으로 간주되어 역사 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넥센 역시 'V5' 대신 'V1'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갑자기 이 선수는 걱정을 합니다. "아, 그럼 우리 SK도 이번에 V4를 하는 게 아니라 숫자가 더 붙어야 하는 게 아냐?"라고 말이죠. SK는 지난 2000년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의 선수와의 계약과 드래프트를 통한 각 구단의 선수 지원으로 창단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기에 SK는 쌍방울의 역사와 큰 관련은 없습니다. 다만 과거 쌍방울 팬들 가운데 일부는 SK를 응원하는 경우가 있지만요. 이런 사실을 이야기하기 전 갑자기 선수는 "어차피 쌍방울은 우승 한 적이 없으니깐 따질 필요가 없구나"라며 너스레를 떨며 덕아웃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SK는 'V4'를 위한 1단계 관문을 넘었습니다. 과연 올 시즌은 삼성의 'V5'가 될 것인지, 롯데의 'V3'가 될 것인지, 아니면 SK의 'V4'가 될지 궁금해지네요. /신천옹
